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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년 전부터 시작된 1200㎞ 일본 명상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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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걷다/최성현 지음/ 조화로운 삶 펴냄

시코쿠(四國)는 일본 본섬 4개 중 가장 작은 섬으로, 그곳에는 88개의 천년 고찰을 차례로 참배해 하나의 원으로 완성하는 순례길이 있다. '동양의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도 한다.

1천200년 전 1천200㎞나 되는 이 길을 일본 불교 진언종의 창시자인 구카이(空海) 스님이 걸으며 수행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1년에 15만 명의 순례자들이 찾는다.

88번 사찰까지 순례를 모두 마치면 소원 한 가지가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자연을 명상하며 홀로 걷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한다.

홀로 걷는 시간의 소중함, 대자연에 대한 깊은 감사, 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순례 전통을 지켜온 시코쿠 사람들의 '오셋타이' 정신(순례자들에게 식사나 음료, 그리고 잠자리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풍습)을 환기시키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되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성찰하도록 만든다.

농부이자 작가인 지은이는 "죽기 전에 떠나라"며 "나는 사찰에서 사찰로 가는 길, 그 길을 걷는 것이 좋았다. 내 영혼은 그곳에서 깊어졌고, 크고 작은 깨달음도 그곳에서 주어졌다"고 말한다. 또 "낮만이 아니라 밤이 있는 것처럼 우리 삶에는 휴식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잘 사는 비결이다"고 말을 이어간다.

일본 사람들도 일생에 한 번은 걷고 싶어하는 길을 56일간 걸었다. 대자연과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과 마주하며 느린 걸음으로 찬찬히 삶을 명상하는 길. 그를 매료시킨 것은 무엇보다 대자연이었다.

도보 순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 승용차, 단체 버스, 대중교통 등 여러 형태로 이뤄진다. 도보 순례일 때는 대략 40일에서 60일 정도가 걸린다. 단번에 걷는 이도 있고, 형편에 따라 일주일 혹은 열흘씩 여러 차례에 나눠 걷는 이들도 있다. 319쪽. 1만3천800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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