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은 100년 전 독일의 성장을 보는 것 같은 두려움을 준다. 그 결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미국의 평론가 조지 윌이 제기한 중국위협론, 즉 황화론(黃禍論)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의 급부상과 함께 중국위협론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미국 하버드대 아이언 존스턴 교수는 명(明)나라의 대외정책이 공세적 전략이었음을 제시했고, 예일대 아서 월드론 교수는 중국의 대외전략 사상이 공격적이라는 사실 규명에 나섰다.
중국인 첸지안 교수도 한국전 당시 중국군의 역할은 방어적이기보다는 공격적이었다며, 중국군의 인해전술과 휴전선 이남까지 공격한 사실을 제시했다. 최근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도발사태에 즈음한 중국의 태도는 섣부른 친중론(親中論)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이라는 나라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 것이다. 근대사를 돌이켜봐도 중국은 한국의 우방국이 되는데 매끄럽지 못한 과거사를 가지고 있다. 6'25전쟁에 적국으로 참전을 했고, 지금도 북한과는 혈맹관계이다. 미국은 북한 견제 일변도였지만, 중국은 분단된 한반도에서 양다리외교를 구사해 왔다. 여기서 미국과 중국이 갈등관계로 진입할 경우 한국 외교가 취할 방향에 대한 논의의 필연성이 제기된다. 친미(親美)냐? 친중(親中)이냐?
미국은 남한 중심의 한반도 통일에 동조하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분단된 현상을 원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미국은 지원과 협력의 관계였지만, 중국은 견제와 제재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문화의 전파에서도 중국은 문화적인 공통성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충돌의 여지가 많다.
약소국이 강대국과 동맹을 맺을 경우 가급적 거리가 먼 강국을 택하는 것이 지정학적으로 실리가 있다고 한다. 인접국가는 외교단절 등의 문제가 생길 때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될 수도 있으며, 종속국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중국이 초강대국이 되어 미국과 긴장국면을 드러내고 있고, 국내에는 친북'반미기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오늘 우리가 그려나갈 동북아의 지도는 무엇일까?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고. 단지 국가이익만 있을 뿐"이라는 영국의 정치가 파머스턴의 말을 새삼 떠올려본다.
조향래 북부본부장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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