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공세 적반하장" 포항 뿔났다

"민주당도 챙길것 다챙겨" 형님예산 매도에 반박

민주당 등 야권이 이른바 '형님 예산'이라고 몰아붙이며 강공을 계속 펼치자 청와대와 한나라당, 동해안 지역 지자체 등이 정면 대응에 나섰다. 야권이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물고 늘어지며 여론전(與論戰)을 펼치는 것에 계속 수세적으로 대응하다가는 자칫 정국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형님 예산' 공세는 저급 정치"=야권이 '형님 예산'이라고 지목하고 있는 것은 새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반영된 ▷동해중부선(삼척~포항) 철도 건설 ▷동해남부선(포항~울산) 복선전철화 ▷포항~울산 고속도로 건설 예산 등 포항과 관련된 일부 예산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5일 야권의 형님 예산 공세와 관련, "정치의 금도를 벗어나 마치 이익집단의 행동과도 같은 저급 정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ㅍ'자만 나와도 다 그렇게 연결하는데 그분이 경상도, 부산, 울산 전부를 대표하는 전국구 의원이냐"며 "철도가 연결된다는 것만 갖고 전(前) 정권, 전전 정권 사업들까지 연결해 침소봉대 공격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설령 그런 정치적 목적이 있더라도 기본은 지켜야지, 금도를 벗어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과연 야당에 정치 법도라는 게 있는 건지 모르겠다.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비공식적이나마 '형님 예산' 공세에 반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 이종구 정책위부의장 등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소속 의원들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도 기획재정부에 요구해 챙길 예산은 다 챙겼다"며 역공을 벌였다. 여상규 의원은 "포뮬러1(F1)대회 예산을 비롯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예결위 간사인 서갑원 의원의 지역 예산이 많이 증액됐다"며 "민주당은 쪽지로 전달해 챙길 예산은 다 챙겼는데 양심이 있다면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국회브리핑에서 "포항 지명이 언급됐다는 이유만으로 형님·실세 예산을 주장하는 것은 상식을 넘어선 억지이자 사실왜곡 행위"라고 말했다.

이병석 한나라당 의원(포항 북)은 이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형님 예산' 공세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의원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김대중 정부 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울산~포항 고속도로 사업은 참여정부에서 계획된 환동해권 발전을 위한 사업"이라며 "동해안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철도망이 연결되지 않은 철도교통의 사각지대다.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정상적인 국비 확보 노력을 지역 특혜로 호도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역감정 유발·지역폄훼 사과해야"=대구경북 지역도 발끈하고 있다. 포항과 경주, 영덕, 울진, 삼척 등 7개 단체장들은 16일 오전 포항시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포항을 기점으로 동해남부선과 동해중부선으로 구분되는 동해선 2개 철도는 총연장이 242㎞이나 포항 구간은 불과 31㎞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영덕, 울진, 삼척, 경주, 울산 등에 걸쳐 있다"면서 "철도 건설에 배정된 예산 1천220억원 전액을 싸잡아 '형님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공세로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승호 포항시장과 포항 지역 경제계 대표들도 15일 포항시청에서 성명을 발표, "민주당 등 야권은 포항과 관계된 예산 전액을 '형님 예산'으로 매도하고 있다"면서 "망국적 지역감정 유발과 지역 폄훼·비하 행위에 대해 해명과 반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가속기와 막스플랑크연구소는 포스텍에 있는 시설이지만 이를 이용하는 기관과 단체, 연구원, 기업인들은 전국이나 전세계에 망라돼 있다"면서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단지 포스텍이 포항에 있는 것을 빌미로 '형님 예산'으로 매도하는 것은 천박한 정치놀음"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이어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7년 구룡포가 과메기특구로 지정돼 연속 사업으로 과메기가공단지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10억원 예산 배정을 두고 문제 삼는다"며 "현정부 출범 이후 오히려 포항이 역차별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16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예산안 날치기 처리 규탄대회'를 갖는 등 사흘째 전국 순회 투쟁에 나서 예산안 무효화와 대통령 사과를 촉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낙동강 사업 과정에서 불법 매립토가 발견된 김해 상동 매립지를 방문, 4대강 공사 반대 행보도 벌였다.

포항·강병서기자 이상헌기자 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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