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문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피할 수 없는 난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듦에 따라 중국의 많은 노인들이 양로원을 찾고 있다. 그러나 양로원의 침상 수, 시설, 전문 돌보미 등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의 50㎡ 남짓한 집에서 3대째 살고 있는 멍시엔핑(孟憲平) 씨. 멍 씨 부부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모친(89)을 돌볼 수 없고 주거 조건도 좋지 않아 보모를 둘 형편도 되지 못해 모친이 거주할 양로원을 찾아 나섰다.
베이징의 몇몇 양로원은 거주 조건이 좋지 않거나 거리도 멀고 비용도 만만찮았다. 그래서 찾은 곳이 북경시 해전구 사계청(四季靑)경로원. 멍 씨는 이곳이 환경, 서비스, 시설이 좋아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등록 후 모친은 아직 양로원에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 500개의 침상을 갖추고 있는 이 양로원에는 최소 2년 전에 등록해야 입주할 수 있으며 대기하고 있는 사람만도 2천700명에 이른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의 노인 수는 226만여 명인데 그 중 9만여 명이 양로원에 갈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이징의 양로원 경우 2008년 침상 수가 3만여 개에 불과해 6만여 명은 양로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이 같은 사정은 베이징뿐 아니라 중국 대도시 모두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수는 1억6천700만여 명으로 그 중 80세 이상 노인이 1천899만 명에 달하지만 전국 양로원 수는 3만8천60개로 침상 수는 266만2천 개에 불과하다.
양로원 수의 절대 부족 외에 좋은 시설, 서비스, 합리적인 비용 등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베이징의 사계청경로원 리우중리(劉中麗) 원장은 "양로원을 늘리기 위한 개인의 노력은 한계가 있으며 국가나 지방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사계청경로원 경우 지방 정부의 6천여만위안(한화 약 108억원)의 투자가 있은 후 건물을 개수하고 현재의 규모가 되었다. 현재 개인 월평균 양로 비용은 2천500위안(한화 약 45만원) 정도 되는데 이 액수는 베이징의 중간 소득 정도이며 이 수입으로 겨우 양로원을 운영할 정도지만 영업이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베이징시 민정국 우스민(吳世民) 국장은 "현재 베이징시는 정부 주도와 사회 참여를 이끄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정부는 양로사업 투자를 위해 매년 8천~1만6천위안(한화 약 288만원)의 보조금 제공과 토지를 무상으로 빌려줘 사회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인 1명당 매달 100~200위안(한화 약 3만6천원)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베이징시는 매년 1만5천 개씩 침상 수를 늘려 6만5천 개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사회적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전체 양로원들이 침상 수에 비해 돌보미 숫자는 더욱 부족하다. 숫자뿐 아니라 자격증을 갖춘 돌보미도 2천400여 명에 불과하며. 최고의 자격을 가진 전문 인재는 21명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라 등한시 돼왔던 사회복리 사업 중 하나인 우수한 양로원 건립에 역량을 쏟아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