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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학생 해외여행' 중소기업 대표 이재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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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명 천사들 보낸 깜찍한 감사편지 "내가 선물 받은 셈"

이재업 대표가 특수학교인 안동 영명학교 도촌분교 학생들이 보내온 감사의 편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재업 대표가 특수학교인 안동 영명학교 도촌분교 학생들이 보내온 감사의 편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의성의 한 조그마한 중소기업 사장실엔 귀여운 그림과 글이 담긴 편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모두 이 업체 이재업(56) 대표에게 온 사연들이다. 특수학교인 안동 영명학교 도촌분교 학생 31명이 보낸 '사랑의 마음'들이었다.

31명의 학생들은 이 대표를 '산타 할아버지'라고 한다. 31명의 학생 모두 정신지체 장애인이다. 어린아이 수준인 정신 연령이지만 이들의 나이는 대다수가 30~50대이다. 몇 몇은 환갑을 넘었다. 어찌보면 이 대표가 형이자 동생이고, 친구지만 학생들의 이 대표에 대한 사랑은 '어버이' 그 이상이었다. 학생들은 이 대표에게 감사의 마음을, 이 대표는 학생들에게 희망과 꿈을 '선물'한 것이다.

"학생들은 자기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 나이조차 몇 살인지 모르는 불우한 학생들입니다. 이들을 그냥 두면 한평생 외국 체험 한번 못해 보고 생을 마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도촌분교 배연일 분교장은 학생들에게 꿈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올 초부터 후원자를 찾아 나섰지만 대기업 등 후원할 능력이 되는 기업, 단체 등 100여 곳으로 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 결국 학생들의 해외 체험을 포기한 지난 여름 어느 날, 안동이 고향인 이 대표가 배 분교장의 '애틋한(?) 사연'을 우연히 전해 듣고, 배 분교장을 찾아 "내가 할게요"라는 의사를 전했다.

꿈은 이루어졌다. 31명 학생들의 해외 체험 경비는 큰 돈이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보다 덜 가진 이들에게 조금 나눠줬을 뿐"이라는 이 대표의 마음은 학생들의 가슴에 '희망'을 듬뿍 안겼다. 어린아이같은 학생들은 지난 늦은 여름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신나게' 다녀왔다. 학생들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름답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이 대표의 이같은 사랑은 한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 대표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내 나이 올해 60세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가슴이 콩닥콩닥했습니다." "저는 안동 영명학교 도촌분교 4학년 류재경이에요. 친구들한데 자랑거리가 생겼어요."

삐뚤삐뚤한 글씨지만 학생들의 진솔한 마음이 이 대표에게 전해졌고, 이들의 사랑은 결국 연말 세상에 울러 퍼진 것이다. 이 대표는 요즘 무척 행복하다고 했다. 힘들 때마다 학생들이 자신을 그린 유치원 수준의 얼굴 그림을 보면서 힘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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