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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통] 전쟁 영화 속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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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까.

짐 캐리의 '크리스마스 캐럴',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솔드 아웃', 영국 영화 '러브 액츄얼리' 등 영화들이 많다. '다이 하드'나 '나 홀로 집에'처럼 가족과 헤어져 고군분투하는 영화들도 많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를 한번 보자.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이 성탄절의 기본이다. 그러나 전쟁은 그럴 수가 없다.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절실한 것이 전쟁터일 것이다.

케이스 고든 감독의 1991년 작 '휴전'은 독일군과 미군이 성탄절에 그들만의 휴전을 하고 평화가 깃든 밤을 보낸다는 이야기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4년 어느 오지. 정찰 임무를 띤 6명의 소대원이 산 속에 고립된다. 숲 속의 한 저택에서 추위를 녹이며 잠시 전쟁을 잊는다. 그러나 그들을 지켜보는 시선이 있다. 밤마다 찾아오는 웃음 소리. 알고 보니 인근에 위치한 독일군이다. 보다 못한 미군이 수류탄을 던진다. 이어지는 폭발음. 그러자 저쪽에서도 수류탄이 날아온다. 그런데 눈뭉치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걸까. 미군도 눈을 뭉쳐 던진다. 숲 속에 때 아닌 눈싸움이 벌어진다.

이들은 동부전선에서 온 7명의 독일군. 전쟁이 끝나가는 순간에 그들은 죽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미군과 휴전을 맺고 싶어 한다. 마침 성탄절이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지고 와서 노래를 부른다.

또 한 편의 영화는 크리스티앙 카리옹 감독의 프랑스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2005년). 1914년 제 1차 세계 대전 중 프랑스 북부 독일군 점령지역에선 100m도 안 되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독일, 프랑스, 영국군의 숨 막히는 접전이 일어나고 있었다.

피 말리는 전투 속에 모두가 녹초가 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은 크리스마스 이브. 모두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을 때다. 영국군 중 하나가 백파이프를 연주하며 잠시나마 전장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독일군 진영에서 노래 소리가 들린다. 테너 출신인 군인이 캐럴을 부르는 것이다.

모두가 노래를 부르며 참호를 나와 악수를 하고 와인을 나누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친다.

적군이든, 아군이든 모두 고향이 있고, 가족이 있기 마련. 말은 서로 통하지 않지만 캐럴과 크리스마스를 통해 그 마음을 나누며 잠시 총을 놓는다. 전쟁을 잊고 평화가 깃든 밤을 나누며 그들만의 휴전을 즐기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아닐까.

김중기 객원기자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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