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컬러 오브 더 시(Colors of the Sea)

신미식 사진'김환기 글/플래닛미디어 펴냄

서해 5도. 북방한계선(NLL)으로 인해 남북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는 긴장 지역이다. 얼마 전 있었던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그런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하지만 여행사진작가 신미식에게 서해 5도는 냉전의 이데올로기가 점철된 한반도의 화약고가 아니다. 한반도의 어느 섬과 바다에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곳이다.

김포와 강화도, 말도, 우도, 연평도, 백령도 등 서해 5도와 이웃 섬들을 돌며 서해 바다와 섬들을 카메라로 기록한 사진기행집이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섬들, 장관을 연출하는 아름다운 바다와 섬바위, 바닷물고기를 잡는 어부들과 친절한 섬 주민들, 외로운 섬에서 나라를 지키는 해병의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멀리 보이는 북한의 모습과 함께 늘 긴장 상태로 바다를 지키는 해병대의 이미지는 활기차고 패기만만한 모습 이면에 숨겨진 왠지 모를 안쓰러움, 그리고 서로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는 시대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신 작가는 촬영을 마친 직후에 연평도 공격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 순간, 자신의 카메라를 향해 장난스럽게 미소를 던지던 그 천진난만한 젊음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진정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281쪽, 1만8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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