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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크리스마스 휴전' 즐긴 베언스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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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 거룩한 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4년 크리스마스 이브, 벨기에의 최전선에서 캐럴이 흘러나왔다. 얼마 전까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들려오는 캐럴에 10만 명의 영국군과 독일군은 물에 잠긴 참호 속에서 귀를 세웠다.

한 독일 병사가 캐럴을 부르자마자 외쳤다. "우린 쏘지 않겠다, 너희도 쏘지 마라!" 그리고는 양국 병사들이 총을 놓고 몰려나와 비공식적인 '휴전'이 이뤄졌다. 이들은 웃고 떠들며 함께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전쟁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때 유일하게 기록을 남긴 영국인은 훗날 유명한 유머 작가가 되는 브루스 베언스파더(1888~1959)였다. 기관총 사수로 참전한 그는 "당시 컬렉터로서의 취미를 살리기 위해 독일군 중위를 표적으로 삼았다. 그를 협박하다시피 해 그의 군복에 달려 있는 누름식 버튼 몇 개를 떼내 간직했다. 이발사였던 동료는 머리가 지저분한 독일군 병사의 머리를 잘라주기도 했다"고 썼다. 양쪽 군대는 기상천외한 상황 속에서 이브를 함께 보냈다. 그러나 다음날로 끝이었다. 더 이상 휴전은 없었고 이후 4년간 1천만 명의 군인이 죽었다. 현재 남북 간도 '크리스마스 휴전'과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싶어 걱정이다.

박병선(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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