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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태의 시와 함께] 세모(歲暮) / 엄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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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문다

파도 같은 날들이 철썩이며 지나갔다

지금, 또 누가

남은 하루마저 밀어내고 있다

가고픈 곳 가지 못했고,

보고픈 사람 끝내 만나지 못했다

생활이란 게 그렇다

다만, 밥물처럼 끓어 넘치는 그리움 있다

막 돋아난 초저녁별에 묻는다

왜 평화는 상처와 고통을 거쳐서야 이윽고

깨문 입술, 아쉬움처럼 오는지를……

지금은 세상 바람이 별에 가 닿는 시간

초승달이 먼저 눈 떠, 그걸 가만히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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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시와 함께'를 통해 만나 뵈었던 독자 여러분, 모쪼록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엔 더 좋은 날들 만들어 가시기를 바랍니다. 졸시(拙詩)를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작별을 고합니다. 새해엔 이규리 시인이 맡아 더욱 감칠맛 나는 좋은 글로 여러분께 다가갈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보잘것없는 췌언(贅言)으로 좋은 시들을 훼손하지나 않았는지 부끄럽습니다만, 좋은 시들을 만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약간은 힘겹지만 매우 기껍고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새해엔 더욱 건승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시와 함께'하는 시인의 마음으로 각별하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결실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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