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일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과 관련,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영남지역 주민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사과을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신공항 건설 요구가 지역이기주의로 치부돼 지역민들의 좌절감이 큰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밝히지 않아 현실 인식에서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는 영남권의 기류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특별기자회견에서 이처럼 유감과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지금 대한민국에 공약을 해서 집행되는 각종 사업들이 금액상 140조원이 넘는다"며 "그중 그대로 집행되서는 안되는 게 많다"고 말해 동남권 신공항 문제 역시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역시 지역이기주의의 발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선거때 한 공약을 다 한다면 국가 재정이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가진 일문일답에서 '신공항 백지화가 대선공약일 뿐만 아니라 취임후 대구와 부산을 방문해서도여러 차례 약속한 것이며 현 정부의 국토개발계획인 '5+2광역경제권'의 핵심 프로젝트이었지 않는가'라는 지적에 대해 "공항이 들어오면 지역경제가 발전할 것이라는 판단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영남주민들에게 위로를 드린다.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회견 말미에 "이것은 보다 냉철하게 생각을 해주시는 것이 좋겠다. 송구스럽다"며 거듭 백지화 결정에 대한 유감과 영남권의 양해를 구했지만 동남권 신공항 사업 백지화 결정이 국가 발전이라는 대국적인 측면에서 결단을 한 것이라는 주장은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또 '대통령과 참모들이 지방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자신이 영남출신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는 대국적 차원의 결단이라며 "전국토의 지역 발전을 수도권과 비교해서 균형있게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으나 영남권의 숙지지 않는 반발을 잠재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신공항에 대한 강력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발전을 이뤄보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됐음을 잘 안다"며 "신공항은 여건상 짓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해당 지역 발전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의지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임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후보 때 국민에게 공약한 것을 지키는 것이 도리이이지만 때로는 이를 지키는 것이 국익에 반하면 계획을 변경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공약 불이행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 문제는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지, 내각이나 청와대는 책임이 없다"면서 문책성 개각 요구는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