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순수복음 방송 '대구극동방송'(FM 91.9㎒)을 찾았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이 방송국은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로 대구극동방송은 지하 1층(공개홀)과 지상 2, 3층을 사용하고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곳은 방송이 제작되는 지상 2층. 방송부를 가운데 두고 1군데의 주조정실과 4군데의 녹음스튜디오가 배치돼 있다.
지난 2월 14일 정규방송을 시작한 이래 2개월이 흐른 덕분인지 사무실 분위기는 긴박감보다 차분함에 익숙해 있었다. 한 녹음스튜디오에서는 'On Air'가 켜진 채 녹음이 한창이다. 원탁 위에 마이크와 헤드폰이 쭉 늘어선 가운데 남녀 두 진행자가 열심히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PD 혼자서 '척척'
대구극동방송은 방송부 직원이 모두 4명이다. 24시간 방송과 1주일 프로그램 종류가 100여 개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족한 인원이다. 이 때문에 1명이 프로그램 기획에서부터 제작, 진행 등 모든 역할을 맡는다. 이상휘 방송부장은 "스튜디오 내에 설치된 콤보시스템은 혼자서 진행을 할 수 있게끔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청취자들에게 희망곡을 들려주는 '오후의 희망곡'의 경우, 청취자가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면 스크린에 그 내용이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진행자는 컴퓨터에서 청취자의 희망곡을 찾아 틀어준다. 이 과정을 혼자서 진행한다는 것.
주부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사랑의 뜰안' 등을 맡고 있는 PD 이정연(28'여) 씨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담당해야 하니까 업무량이 많은 편이지만 자신이 기획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도 있다"며 "주부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로부터 솔직한 이야기를 끌어내고 많은 정보도 얻는다"고 말했다.
PD 심요나(29) 씨는 "새로 시작하는 지사다 보니 개척한다는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다. 방송을 하면서 청취자들로부터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오니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대구극동방송은 프로그램 중 80% 이상을 자체제작하고 있다. 지역 맞춤형 방송인 것. 이 때문에 4명의 방송부 직원 외에 자원봉사자들이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방송을 해 본 경험이 있거나 방송을 하고 싶어하는 지역인들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해 부족한 인력을 메우는 것이다. 현재는 3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이 부장은 "개국 초기에는 자원봉사자 찾기가 어려웠는데 대구극동방송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지원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이곳은 다른 방송국에 없는 특별한 방이 있다. 바로 '기도실'이다. 모두 기독교 신자인 직원들은 매일 오전 7시 30분 공개홀에서 집단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개별적으로 원하는 시간에 예배할 수 있도록 기도실을 마련해 둔 것이다. 직원들은 수시로 기도를 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고 한다.
◆광고가 전혀 없다
대구극동방송은 순수복음 방송이라 광고가 없다. 광고로 운영되는 방송의 특성을 생각하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영할까. 교회의 헌금과 일반 성도들의 후원금이 재원이다.
교회 헌금은 각 교회로부터 신청을 받아 목사들이 10분이나 30분 정도 설교를 하고 그 대가로 받는다. '타임도네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현재 80명 정도의 목사가 참여하고 있는 것. 다른 하나는 일반인들의 순수한 후원이다. 특히 후원자들 가운데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 이들도 적잖다고 한다. 이 부장은 "대구극동방송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음악도 좋다면서 후원을 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헌금과 후원금이 충분치 않아 어려움도 있다. 대구극동방송을 좀 더 알리고 도움을 받기 위해 직원들이 조를 짜 각 교회를 찾아가 홍보를 하고 있다. 또 음악회나 세미나 등 각종 행사를 통해 방송을 알리고 교회를 보조하는 역할에도 힘을 쏟고 있다는 것. 강흥식 지사장은 "가청권에 있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들에게도 방송을 통해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는 대표적 로컬방송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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