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전 부치고 잡채 만들고… 孝잔치, 대구 가람·동촌 적십자회 봉사단

지난달 29일 동구 안심3, 4동에 위치한 안심종합사회복지관은 입구에서부터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가람'동촌 적십자회 봉사단은 이날 생일을 맞은 홀몸어르신들을 위해 합동생신잔치를 열었다. 이날 잔치의 주인공은 올해 1~3월에 생일을 맞이한 20여 명 홀몸 어르신들. 안심 주공1, 3단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박용준(92) 할머니 외 19명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축하객 200여 명에게 미역국과, 소고기, 잡채, 과일, 무침회 등 푸짐한 음식을 대접했다.

"추위가 혹독했던 지난겨울 2달 동안 봉사원들이 떡국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잔치준비를 해 보람이 더욱 더 큽니다."

매년 열리는 '어버이 효잔치'에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순덕(67'동구 방촌동) 가람봉사단 부회장의 손길이 더욱 바빠진다.

안심종합사회복지관 주변은 생활이 어려운 홀몸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다. 가람'동촌 적십자봉사회는 홀몸어르신에게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잔치를 여는 등 봉사를 해오고 있다. 축하객과 몸이 불편해 참석하지 못하는 어르신께도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있다.

가람'동촌봉사회가 4년 동안 생신잔치에 초청한 어르신만도 80여 명이 넘는다. 김분남(85) 할머니는"회원들이 3일을 복지관 부엌을 들락거리며 잔치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어느 친자식이 이보다 더 잘 하겠는가, 봉사단원들이 딸처럼 예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들, 딸이 없어 생일상은 꿈도 못 꿨다는 김태만(80) 할아버지도 "과분한 대접을 받게 되어 고맙다"며 "진작에 아들 하나 두었더라면 며느리 삼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봉사단 회원의 손을 꼭 잡았다.

생일 잔치 업무를 맡고 있는 박혜진 복지사는 "매년 400, 500여 명이 모이는 어버이 효 잔치에 가람'동촌 봉사단이 없으면 복지관 주방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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