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내분 MB·박근혜 책임 가장 크다"

안상수 "최고위 물고뜯는 아수라장" 김무성 "시작은 MB…박도

4·27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안상수 대표와 한·EU FTA 본회의 통과를 끝으로 원내대표 소임을 마친 김무성 원내대표가 각각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임기간의 소회를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은 한나라당이 집권 여당임에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진단을 했다. 안 대표는 재임기간 10개월 동안 쉬지 않고 자신을 흔들어댄 최고위원들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혼선과 내분에는 이명박, 박근혜 두 지도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안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는 권력을 좇아 아귀처럼 물어뜯는 아수라장 같았다"며 "어떻게 하면 나를 끌어내릴까 하는 게 목표였다"고 했다. "최고위원들은 저마다 자기 것만 챙기려 했지 당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았다"는 말을 이어갔다.

안 대표는 경기도 성남 분당을 공천 잡음에 대해서도 "처음에 '강재섭은 5'6공 인물이라 안 된다' '새 인물 영입하자'고 했던 게 홍준표, 정두언 최고위원이었다. '정운찬도 안 된다' '임태희도 안 된다' '모두 안 된다'고 했다. 그랬던 사람들이 지고 나니 '대표 물러나라'고 한다"고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또 친박계인 서병수 최고위원이 자신을 청와대 거수기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의결을 같이 해놓고 이제와 그런 말을 하는 건 자기가 청와대 거수기였다고 고백하는 모순 아니냐"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이어 "지금 같은 집단지도체제에선 박근혜 전 대표든, 이재오 특임장관이든, '실세 위의 실세'가 대표가 돼도 당을 이끌기 힘들다. 지도체제를 단일성 지도체제로 개혁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가 '봉숭아학당'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주된 이유가 집단지도체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양대 주주인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5일 "지금 여권이 위기에 처한 근본 원인은 맨 위의 두 사람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두 사람이 조건 없이 대화해 매사 친이-친박 대결로 가는 걸 깨야 한다"며 "시작은 MB(이 대통령)가 했지만, (박 전 대표가) 마음의 문을 안 여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대통령이 먼저 변해야 한다. 임기 중 뭐든 다 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효율성만 찾지 말고 과정 중시로 전환하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미래권력 1인자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당내 문제를 다 외면해 왔다. 현안 문제 조정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달 2일에 있었던 국회의원 연찬회 이야기를 했다. "정작 나와야 할 친이-친박 갈등에 대한 치유책은 안 나오더라"고 했다. 해결책으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임태희 대통령실장, 정두언 최고위원 등이 사감(私感)을 버리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때 좌장으로 불리기도 한 친박계를 향해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것이 살길인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옳지 않다. 이 대통령이 실패하면 한나라당은 끝난다"며 "박 전 대표가 당 화합과 대통령 국정운영에 협조했으면 '이지 고잉'(easy going)했을 텐데, 애써 외면하다 보니 당이 분열되고 이런 상태까지 왔다. 이제 자기 의사를 대통령과 당에 얘기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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