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데!'하는 대구경북인들의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김창겸(52)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콘텐츠편찬연구실장은 이 질문에"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 온 우리 역사의 중심지역 주민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당연한 기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신라'의 위상을 감안하면 대구경북 사람들의 남다른 자부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이었다.
신라사학회장도 맡고 있는 김 실장은 "신라의 삼국통일은 영토병합 이상의 문화'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삼국문화를 통합한 신라문화는 이후 고려와 조선 그리고 근대 한국 문화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대구경북지역의 뜨거운 교육열 역시 지역민들의 자신감 넘치는 기질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농업기반이 척박했던 대구경북 지역은 예로부터 과거 급제가 성공의 척도였기 때문에 향학열이 매우 높았습니다. 오죽하면 보리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아이들조차 글을 읽는다는 의미의 '보리문동(文童)'이라는 용어까지 생겼을까요! 지역민들의 자신감은 학문적 성취감이 밖으로 표출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김 실장은 대구경북인들의 자신감이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부작용도 적지 않은 만큼 관용과 소통의 지혜도 함께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김천 대항면 향천 3리, 기날마을에서 태어났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김천 시내로 이사하기 전까지 넓은 기날저수지와 마을 뒷산 방공호를 무대로 물수제비 뜨기와 전쟁놀이를 하며 개구쟁이 시절을 보냈다. 지금도 선영이 있는 고향을 1년에 서너 번 정도 찾는데 김천을 지키고 있는 부친(92)의 건강이 가장 큰 관심사다.
김 실장이 1983년 처음 인연을 맺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반을 영역으로 하고 있는 한국학의 총본산으로 1978년 설립됐다. 지금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비롯해 한국의 경제성장 동력을 배우기 위한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한국학을 공부하겠다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부러워하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실장은 최근 젊은이들의 역사의식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나름의 의견을 제시했다. "요즘 젊은이들이 역사의식이 없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설사 역사의식이 조금 모자란다고 하더라도 그건 부실한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 기성세대 탓입니다. 딱딱한 암기식보다 재미있는 내용으로 꾸며진 역사교육이 절실합니다. 더불어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역사드라마의 역사 왜곡 문제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실장은 직지초교'김천중'김천고와 영남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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