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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 넘은 사람들…물질보다 마음으로 보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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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친구, 대구새터민선교센터

대구새터민선교센터에서 대구에 거주하는 새터민들을 위해 판문점 답사 등 다양한 역사
대구새터민선교센터에서 대구에 거주하는 새터민들을 위해 판문점 답사 등 다양한 역사'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김정환 목사
김정환 목사

25일이면 6'25전쟁 61주년을 맞는다. 민족상잔의 아픔이 끝난 지 반 세기가 훨씬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분단의 올가미에 묶여 있다. 특히 꾸준히 느는 새터민(탈북자)은 분단의 또 다른 그늘이 되고 있다.

"며칠 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다녀왔어요. 판문점에서 보면 북한 지역이 정말 지척인데 같은 말, 같은 글을 사용하는 새터민들은 먼 곳까지 가서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로 건너온다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죠." 대구에서 새터민선교센터를 운영하는 상인제일교회 김정환 목사는 새터민을 보고 있노라면 한 민족으로 슬프면서도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물질적 지원보다 마음으로 끌어안아야

김 목사는 2005년 선배의 부탁으로 우연히 새터민 정착 도우미를 하게 되면서 새터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경기도 안성에 있는 새터민 적응기관인 하나원에서 새터민들을 하나 둘 대구로 데려왔고 그를 계기로 교회 내 새터민을 위한 지원센터를 만들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새터민 수는 2만여 명. 그 가운데 대구에는 700여 명 정도가 거주하는데 특히 달서구에 60~70%가 산다. "남한에 입국하면 하나원에서 3개월가량 적응 기간을 거치고 전국 아파트 현황에 따라 1~3지망을 하는데 아무래도 서울은 경쟁이 심하니까 대구를 비롯한 전국의 대도시에 새터민들이 많이 살죠."

하나원으로부터 월평균 5, 6명 정도를 데려오는 김 목사는 사람들이 새터민을 바라보는 것 가운데 한 가지 가장 오해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바로 물질적 지원만을 생각하는 자세다. "새터민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정착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해요. 그들은 배급을 받는 사회주의 습성에 젖어 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더욱이 돈을 잘 써본 적이 없어 한꺼번에 마구 사용하는 경향도 있죠." 김 목사는 경제적 지원보다는 새터민들이 다른 사회에서 적응해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 처지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구절절 사연도 많아

요즘 국내로 들어오는 새터민은 대부분 정치적 요인보다 생존을 위해 중국으로 월경한 북한 사람들이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각오하면서 북한을 탈출하는 것. 그들은 중국에 숨어 살면서 말 못할 인권유린에 시달린다. 특히 새터민 중에는 여성들이 절대다수인데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구에 사는 새터민들을 대부분 아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사연이 모두 달라요. 다른 사람에게 대놓고 이야기는 못 하지만 정말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들이죠."

어쩔 수 없이 여러 명의 남편을 둔 한 여성 새터민의 예를 들었다. 북한에 남편이 있는데 탈북하면서 헤어졌고 중국에서 먹고살기 위해 또 다른 남편을 두었으며 남한에 정착하면서 또다시 가정을 꾸렸다. 북한에서 의과대까지 나온 한 엘리트 여성은 탈북해 중국에 살면서 한족에게 팔려갔고 6개월 동안 도망갈까 봐 그로부터 감금당하기도 했다. "중국으로 보면 탈북자들이 불법체류자들이다 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요. 거의 인신매매를 당하다시피 해서 농촌의 한족들에게 팔려가고 악덕 고용주를 만나 노동을 하고도 급여를 못 받는 경우가 있죠." 특히 새터민들은 조선족에 대한 반감이 크다고 했다. 말이 통하다 보니 믿다가 뒤통수를 맞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새터민 정착을 진정으로 도우려면 이제 민간단체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지원단체들이 많이 생겨서 새터민들이 남한에서 자생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켜봐 주어야 한다는 것. 단순히 물질적 지원만 하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300만 명을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현재 정치적으로 남북 관계가 냉각기지만 분유나 의약품, 식량 등의 지원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절보다 자꾸 만나고 접촉해야 정이 생기고 해결책이 보인다고 봐요."

키=대구새터민선교센터=김정환 목사가 2007년 새터민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든 민간지원센터로 기독교적 사랑을 바탕으로 대구에 오는 모든 새터민들을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정착하도록 돕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새터민들을 만나 수시로 정착과 관련한 상담을 진행하고 판문점이나 거제포로수용소 등 역사현장 답사와 영화나 스포츠 경기 관람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명절이나 송년 때 새터민들을 모아 음식 대접과 선물 증정 등으로 위로하는 행사도 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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