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3호선도 '전철' 밟을까?

부산 4호선 한달 새 12건 운행 장애…도심 말썽꾸러기 전락 경전철

15일 대구 건들바위네거리 부근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정거장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5일 대구 건들바위네거리 부근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정거장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전국에 건설 중인 무인 경전철이 각종 장애와 잘못된 수요예측, 주변 상권 침체 등으로 말썽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초의 모노레일 방식의 무인경전철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도 다른 지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관계기사 3면

지난 3월 개통한 부산도시철도 4호선에 이어 경남 김해, 경기 용인 등 경전철 개통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운행 장애로 안전성 논란이 일거나 잘못된 수요예측 때문에 운행이 미뤄지고 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부산 동래구 미남역과 기장군 철마면 안평역 12.7㎞ 구간에 개통한 부산 도시철도 4호선은 4월 한 달간 12건의 운행 장애가 발생했다. 견인전동기나 종합제어장치가 고장나 멈춰서거나 발차 지연 등 사고 장애가 잇따랐다. 5월에도 14건의 차량 고장사고가 더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각종 고장'지연이 거듭되면서 부산교통공사는 안전운행요원을 탑승시켜 사실상'유인운행'을 하고 있는 실정. 김해 경전철도 당초 4월 개통 예정이었지만 시운전 중 수십여 건의 운행 장애가 발생하면서 개통일이 7월 1일로 미뤄졌다.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부산 시민들은 무인경전철 이용을 꺼리고 있다. 고장이 잦은데다 환승역의 경우 지상역과 지하역까지 거리가 멀어 불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교통공사는 하루 이용 승객이 8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이용 승객은 하루 평균 2만6천 명에 그치고 있다.

김모(43'부산 해운대구) 씨는"아무리 첨단 설비라지만 오작동은 피할 수 없다. 더구나 공중에서 달리는 열차라 대형사고가 날까 두렵다"며 "환승을 하려고 해도 10분 이상 걸어가야 하고 길도 헷갈리기 일쑤"라고 불평했다.

1조1천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 개통예정이던 경기 용인 경전철은 완공한 지 11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운행조차 못하고 있다. 부실 시공에 따른 안전문제가 제기된데다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사업 시행자에게 30년간 1조원이 넘는 돈을 물어줘야 할 처지이기 때문.

경전철의 이 같은 문제점에다 다른 지역보다 간선노선에 건설되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도로 폭이 좁은 구간은 아파트 저층의 거래가 뚝 끊기거나 상가 매출이 줄어들고 있고 일조권 침해 때문에 이사를 가려는 주민들도 생기고 있다.

수성구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일조권 침해를 우려해 도시철도 구간과 가까운 저층 아파트는 벌써부터 거래가 되지 않고 있고 교각 인근 상가도 영업에 큰 타격을 받아 떠나려는 상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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