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로울사 엑스코는 뉘와 함께 먹고 살꼬

컨벤션+회의+투어+전시 MICE 결합해야 성공 모델

대구 엑스코-회의 끝나면 갈 곳이 없네~
대구 엑스코-회의 끝나면 갈 곳이 없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박람회 온 김에 휴가 즐길 판 지난달 2배 확장한 대구엑스코와 신개념 전시컨벤션 복합단지로 주목받고 있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전경. 선진국과 국내 경쟁 도시들이 전시컨벤션 시설과 쇼핑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박람회 온 김에 휴가 즐길 판 지난달 2배 확장한 대구엑스코와 신개념 전시컨벤션 복합단지로 주목받고 있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전경. 선진국과 국내 경쟁 도시들이 전시컨벤션 시설과 쇼핑'예술'문화 인프라를 결합한 복합단지 조성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대구 역시 엑스코 주변 복합단지화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엑스코가 지난달 확장 공사를 끝내고 제2개관에 나섰지만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국제회의 유치 실적이 전국 대도시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구엑스코가 하드웨어에 비해 즐길거리와 볼거리, 쇼핑 등 소프트웨어가 절대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구엑스코의 한계

2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제협회연합(UIA)의 세계 국제회의 통계자료 분석 결과 2010년 기준 대구 국제회의 개최 건수(8건)는 전국 7위에 그쳤다. 서울(201건)'부산(93건)에 턱없이 모자랐고, 인천(22건)'대전(18건)'광주(12건)'경주(9건)에도 뒤졌다.

대구엑스코가 국제회의 유치에서 경쟁 도시에 밀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2009년 대구시 '대구컨벤션유치 경쟁력 강화방안' 용역에 따르면 지역 컨벤션산업은 방문객 여가 활동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엔터테인먼트, 공연, 볼거리 등 주변 쇼핑'예술'문화 시설이 빈약해 권위 있는 국제회의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대구엑스코의 판매시설(엑스코몰)은 상품 종류가 제한돼 방문객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고, 엑스코와 인접한 유통단지 역시 다양한 즐길거리와는 거리가 멀다.

이에 반해 서울(코엑스)과 부산(벡스코)은 전시컨벤션 인프라와 함께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공존하는 MICE 복합단지 형태로 변신하고 있다.

정부가 2009년 1월 17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한 MICE는 기업회의(Meetings), 인센티브 투어(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s), 전시(Exhibitions) 4개 분야의 머리글자를 합성한 신조어다. MICE 방문객은 규모나 1인당 소비 측면에서 일반 관광객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

코엑스 경우 2008년 개장한 피아노분수광장에서 다양한 문화 공연이 열리고 있고, 지하 1층은 쇼핑, 식사, 영화, 아쿠아리움 관람 등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 2009년 4월 개장한 코엑스아티움에선 창작 뮤지컬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다.

벡스코 역시 센텀시티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완공한 벡스코 주변 100만㎡ 규모의 센텀시티는 국제업무지역, 엔터테인먼트지역, 복합상업유통지역 등 복합공간을 갖추고 있다.

경쟁 도시들의 잇단 MICE 복합단지 조성 전략은 대구 전시컨벤션 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 특히 후발주자들까지 복합단지 조성에 가세하면서 대구 인프라를 곧 추월할 기세다.

대표적 사례는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일산 한국국제전시단지(KINTEX) 및 지원단지' 조성 사업. 경기도는 지원단지 내 호텔, 상업시설, 공항터미널, 차이나문화타운, 스포츠몰, 아쿠아리움 건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대형복합쇼핑몰 분양과 함께 할리우드를 본뜬 한류우드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들도 MICE 방문객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등장한 신개념 전시컨벤션 복합단지인 마리나베이샌즈(Marina Bay Sands)가 대표적이다.

미국 샌즈그룹은 2만㎡의 전시 시설(회의 시설 250개)과 특급 호텔과 녹지시설, 최고급 레스토랑, 수영장, 영화관 등 다양한 즐길거리 및 볼거리를 연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세계 최초로 전시컨벤션 복합단지 내 카지노 시설까지 허가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대구엑스코 업그레이드=MICE 복합단지

23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2011 대구경북 MICE포럼'에서는 선진국과 국내 경쟁도시를 벤치마킹해 대구엑스코 주변을 MICE 복합단지로 개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한국 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 이창현 박사는 "대구는 부산과 같은 시기에 컨벤션센터를 건립했지만 대외적 평가가 부산보다 훨씬 떨어지고, 대전보다는 근소하게 앞서 있는 수준"이라며 "특히 여가활동 기회에 대한 평가에서 서울, 부산, 제주 등 상위 도시에 비해 현격한 열세다. 이는 동일한 규모의 국제행사를 개최하더라도 도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 및 부가가치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포럼에서는 대구엑스코가 입지하고 있는 유통단지 활성화와 연계해 복합단지 부지를 확보하고 상업시설, 대형쇼핑몰, 엔터테인먼트시설, 스포츠몰, 각종 문화시설 등을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현 박사는 "현재 회의산업 복합지구 지정 및 육성에 대한 개정 법률이 국회 심사 단계를 밟고 있다"며 "대구시가 유통단지 내 복합지구 부지를 확보하고, 민자 개발을 위한 대상 지역 용도 변경을 추진해 MICE 집적시설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엑스코 주변 한국패션센터에 MICE 종합지원센터(사업비 120억원)를 건립해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정부 법률 개정에 맞춰 MICE 복합단지 조성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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