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첨밀밀'의 등려군 뮤지컬로 재탄생 대구까지 왔어요

DIMF 폐막작 '사랑해…' 제작 리둔

제5회 DIMF 폐막작으로 초청된 뮤지컬
제5회 DIMF 폐막작으로 초청된 뮤지컬 '사랑해, 테레사'를 제작'연출한 동방송레이 그룹 리둔(가운데) 회장과 주연 등려군 역을 맡은 여배우 왕찡(왼쪽)과 리쒀.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폐막작으로 초청된 뮤지컬 '사랑해, 테레사'를 제작'연출한 리둔(47) 동방송레이 그룹 회장은 한때 무용 배우였다. 프랑스 유학파로 촉망받던 그가 뮤지컬 제작에 뛰어든 것은 커다란 모험이었다. 1997년 당시 중국은 뮤지컬 장르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외국에서 뮤지컬을 자주 보면서 앞으로 중국에서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10여 년이 흐른 지금의 중국은 그때와 다르다. 국가 경제만큼이나 뮤지컬 시장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 여기저기서 뮤지컬전용관이 지어지고 있다.

뮤지컬 '버터플라이'에 이어 두 번째 DIMF에 참가하는 리 회장은 이번에 들고 온 것은 중국의 대표가수 '등려군'(테레사 덩) 이야기다. 우리에게는 가요 '첨밀밀'로 유명한 등려군은 중국에서의 인기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중국에서는 낮에는 덩샤오핑 말을 듣고 밤에는 등려군 노래를 들으라는 이야기까지 있다. 대만 가수로서 정치적인 이유로 고인이 될 때까지 중국 땅을 밟지 못한 비운의 인물이지만 중국에서 10억 명 이상이 팬이라고 할 정도다. 리 회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등려군을 부활시키고 싶다고 할 만큼 등려군에 대한 깊은 존경을 표했다.

이번 작품은 주연 캐릭터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규모도 관심거리다. 제작비가 100억원에 이르는 대작으로 한국으로 건너올 때 무대장치 운반에만 14t짜리 컨테이너 박스 7개가 들어갔다고 한다. "현재 홍콩과 중국 여러 지역에서 순회공연하면서 큰 호응을 얻은 작품이죠. 미국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제작진이 참여해 무대 메커니즘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습니다. 미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공연 계획을 하고 있죠."

등려군 역을 맡은 주연 여배우도 옥석을 가렸다. 오디션을 통해 4천~5천 명에 이르는 지원자 중에서 2명을 뽑은 것. 주인공은 리쒀(22) 씨와 왕찡(20) 씨다. 리 회장은 두 명의 여배우가 노래와 연기, 무대경험 등을 두루 갖췄다고 평했다. 이번 뮤지컬은 등려군 노래들을 들려주는 주크박스 형식을 취했다. "뮤지컬 중 등려군 노래가 30곡이 나가는데 상당 부분 편곡을 했죠. 하지만 작품 속 등려군이 노래를 부를 때는 원곡을 최대한 살려 표현했습니다."

뮤지컬 '사랑해, 테레사'는 한 남자가 꿈속에서 여신으로 표현된 가수 등려군과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랑을 펼친다는 내용으로 7월 7일부터 9일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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