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 6자회담 재개 합의…"8월중 가시적 성과"

남북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남북간 해빙무드가 본격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자'는데 합의했다.

위 본부장은 이날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고 리 부상도 "6자회담을 하루 빨리 재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리 부상은 또 "회담에서 (2005년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합의한) 9'19 공동성명을 확고히 이행하기 위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측은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도출하거나 차기 회담을 개최할지 여부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으로 경색된 남북 관계에 숨통을 틔우는 중요한 변화가 예상된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마주 앉은 것은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北京) 6자 회담 수석대표 회동 이후 2년 7개월만인데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6자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비핵화 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특히 '비핵화'를 의제로 내건 양측 회담으로서는 사실상 20년 만에 처음이어서 남북관계 자체의 진전에 대해 큰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23일에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본회의장에서 김성환 외교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별도의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기대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8월중 남북관계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가 신임 지도부와 함께 이달 13일 청와대 방문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40분간 독대하면서 나눈 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같은 기대에도 불구, 난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회담을 북미 대화와 6자회담으로 넘어가기 위한 형식적 '통과의례' 로 삼으려는 북측의 입장과 달리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이 일정하게 확인돼야 북미 대화로 넘어갈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북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극복되지 못할 경우 남북간 만남이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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