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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남성 전업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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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 뚜렷한 기술이나 자격증이 없다면 어느 쪽이 취업하기 유리할까. 연령이나 사회의 구조에 따라 다르겠지만 산업화가 한창이던 2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질문은 그야말로 우문(愚問)이었다. 교육받을 기회가 많고, 힘센 남성이 절대 우위에 있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아니, 모계사회가 무너진 이후 수천 년 동안 인류는 이렇게 남성 우월주의 속에서 살아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남성이 가계를 책임지게 되고 그 결과 집안 허드렛일과 멀어지게 된 이유다. 그만큼 남녀의 영역도 확연히 구분됐다. 하물며 '남녀유별'의 유교 문화를 숭상한 우리 민족이야 오죽했겠는가. 맹자는 양혜왕 편에서 군자원포주라고 했다. 군자는 푸줏간과 부엌을 멀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군자는 어진 마음을 지녀야 하기에 살생을 하여 음식을 장만하는 부엌에 들어가서는 안 되며 남녀가 유별한데 여자의 영역에 들어간다는 것은 군자답지 못하다는 뜻이다.

심지어 어느 열녀가 본인이 사경을 헤매면서도 남편을 부엌에 들여보내지 않으려고 스스로 기어가 물을 퍼 먹으려다 기진해서 죽었다는 기록도 보인다. 이렇게 우리 베이비 붐 세대들만 해도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법이 아니라고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그런 사회적 기준이 변하는 데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는 며칠 전 시내 '남성 전업주부'가 5년 만에 2.3배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가사 및 육아' 중인 남성 비경제활동인구가 지난해 3만 6천 명으로 2005년의 1만 6천 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워킹맘에 대한 얘기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남녀의 영역이 크게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대학생을 상대로 '남성 전업주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70.2%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지난 1월 인크루트)

이제 여성들도 집안일만 하지 않는다. 경제권을 스스로 찾아 나서고 있다. 이러니 노후에는 여성이 살아가기 훨씬 유리하다. 이제 남성들도 바뀌어야 한다. 음식을 장만할 줄 알고, 자기 옷가지를 챙길 줄 알아야 한다. 여성들이 남성의 영역을 넘보는 사이, 남성들은 아직도 '마초이즘'에 빠져 여성의 영역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남녀 '중복 영역의 시대'에 남학생에게도 '가정' 과목(현 기술'가정 공통)을 더 강조해서 가르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윤주태(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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