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 물폭탄, '대구스타디움 당정협' 도 삼킬 뻔?

수십 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1백년 만의 서울 물난리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고위당정협의회마저 무산시킬 뻔했다.

서울'수도권 일대가 물폭탄을 맞았고 특히 강남지역이 집중 공격을 받아 정상적인 도시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한 27일 오후 한나라당 대구시당 당사는 바쁘게 돌아갔다. 신임 인사차 대구지역 언론사 순방을 마치고 당사로 돌아온 주성영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달희 사무처장을 불러 초대형 물난리로, 하루 앞으로 다가온 고위당정협의회가 영향을 받지나 않을지를 논의했다. 시시각각 전해 오는 방송의 피해 상황에 주 위원장은 이 처장과 다른 당직자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연기'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구세계육상대회를 위해 열리는 고위당정협의회인 만큼 김범일 대구시장을 먼저 찾았다. 김 시장 역시 주 위원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자칫 비 피해가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를 경우 집권 여당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원과 국무총리 등 관계 국무위원들까지 대구로 내려오는 것이 오히려 여론에 좋지 않게 비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차라리 며칠 연기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주 위원장은 이 같은 의견을 유승민 최고위원에게 전했고, 유 최고위원 역시 "그렇다면 홍준표 대표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해 일정을 조정해보자"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수해 현장을 방문하고 복구와 추가 피해 방지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 홍 대표는 대구세계육상대회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소홀히 할 수 없는 이벤트인 만큼 고위당정협의회를 계획대로 갖자는 의견을 전해왔다. 또 하룻밤의 여유가 있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보자고 했다.

결국 27일 밤 추가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28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는 예정대로 열렸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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