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한 빌라에 사는 A(40) 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당했다. 이른 아침 시간에 현관 벨이 울려 문을 열었다가 이웃에 사는 B(46) 씨로부터 주먹세례를 받았다. A씨는 B씨를 밀치며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A씨가 재활용품을 빌라 복도에 쌓아뒀다는 게 B씨가 주먹을 휘두른 이유였다.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B씨는 쌍방폭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B씨가 사건을 유발한 점 등을 들어 A씨를 정당방위로 풀어줬다.
A씨는 대구경찰청이 올해 3월부터 '폭력사건 쌍방입건 관행 개선제도'를 시행하면서 입건되지 않았다.
2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정당방위 인정으로 인해 4개월 동안 38명이 불입건 및 불기소 처리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폭력사건에 대해 '쌍방입건'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 때문에 상대의 선제 폭력에 대한 방어나 싸움을 말리기 위한 행위마저 범죄로 취급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쌍방 폭력사건에 대해 정당방위로 인정해 불입건 및 불기소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경찰청은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8대 정당방위 판단요건'을 마련, 억울한 쌍방폭행 입건을 막고 있다.
'8대 정당방위 판단요건'은 ▷침해행위에 대해 방어하는 행위 ▷침해행위를 도발하지 않은 경우 ▷먼저 폭력행위를 하지 않을 것 ▷폭력행위의 정도가 침해행위 수준보다 심하지 않은 경우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은 행위 ▷침해행위가 저지되거나 종료된 후 폭력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 ▷상대방의 피해 정도가 본인보다 중하지 않은 경우 ▷치료에 3주(21일) 이상을 요하는 상해를 입히지 않은 행위 등이다.
경찰은 또 정당방위 판단요건을 일부 벗어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정당방위로 처리할 방침이다.
대구경찰청 김봉식 강력계장은 "지금까지 '쌍방입건' 관행으로 '맞는 게 상책' '싸움은 말리지도 참견하지도 말라'는 그릇된 인식이 있었다"며 "쌍방입건 관행 개선을 위해 경찰서별로 법률지식과 현장경험이 풍부한 경찰을 '폭력사건 상담관'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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