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누가 일을 낼까?'
요즘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이런 생각을 하며 미소를 머금는다. 선두 경쟁이 피를 말리지만 위기에 빠질 때마다 누군가 '슈퍼맨'이 돼 팀을 구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신인급 배영섭이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고 시즌 중반에는 부진을 겪던 외국인 타자 가코를 대신해 1군에 올라온 모상기가 호쾌한 장타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기 후반부터는 현재윤과 부상에서 회복한 강봉규, 채태인, 조동찬이 돌아가면서 경기를 책임지고 있다. 덩달아 흔들렸던 선발진도 후반기 들어서는 철옹성 마운드를 구축,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마치 '화수분'(재물이 자꾸 생겨서 아무리 써도 줄지 않음)처럼 경기마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면서 삼성은 2위 KIA를 따돌리며 선두 굳히기를 시작하고 있다.
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는 정형식이 그 바통을 이어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정형식은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2009년 2차 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정형식은 6월 21일 대구 한화전 이후 이날 프로 데뷔 후 2번째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어 그라운드에 섰지만 광주 진흥고 시절 투타에서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정형식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수비 범위가 넓은 외야수로 기대를 모았고, 최근 공을 맞히는 콘택트 능력까지 키워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선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박한이, 최형우, 이영욱, 배영섭 등이 외야에 버티고 있어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서 배영섭이 부상당하며 빠진데다 최근 이영욱마저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이날 류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벼르고 별렀던 1군 무대에서 정형식은 보란 듯 존재가치를 알렸다. 2회 1사 1, 3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데뷔 첫 타점을 기록한 뒤 4회 1사 후에는 기습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수비에서도 빛을 냈다. 3회 초 1사 3루서 장기영의 중견수 쪽 바가지성 외야플라이를 빠른 발로 잡아낸 뒤 곧바로 공을 홈에 던져 3루 주자 김민성을 아웃시켜 실점을 막았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6.1이닝을 7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챙겼고, 안지만-정현욱-오승환으로 이어진 불펜은 넥센의 반격을 잠재웠다.
LG에서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넥센 선발 투수 심수창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하고도 시즌 7패째를 안아 프로야구 출범 후 최다 연패 기록인 18연패를 이어갔다.
한편 KIA는 두산에 4대5로 패했고, SK는 LG에 5대4로 이겼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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