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영화 2편] 숨막힌 추격전 여름극장가 대미 장식 탁월한 연기력

여름 블록버스터 전쟁이 막바지에 들었다.

특히 올 여름 극장가는 '대박'의 부재로 인해 특출한 작품이 없는 편. '7광구'나 '고지전' 등도 기대에 비해서는 뚜렷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카우보이 & 에이리언'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한국 영화 2편이 개봉해 여름 극장가의 마지막을 달굴 예정이다.

◇전쟁의 한 복판 신궁의 결투…'최종병기 활'

'최종병기 활'=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최종병기 활'은 초반부터 끝까지 긴박감 넘치는 추격신과 파괴력 있는 화살 싸움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작품이다. 50만 포로가 끌려간 병자호란. 그 치열했던 전쟁의 한복판에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위대한 신궁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남이(박해일)와 자인(문채원) 남매는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척살당한 후 관군을 피해 달아난다. 남이는 동생 자인을 부모처럼 지켜주라는 유언과 함께 아버지로부터 활을 물려받고 아버지의 친구인 무관의 집에 의탁해 13년을 보낸다.

 병자호란이 발발하고 자인이 혼례를 올리는 날 청군이 마을에 들이닥쳐 사람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자인을 포로로 잡아간다. 남이는 자인을 구하기 위해 자인을 끌고 간 청나라 왕자의 부대를 쫓아가 화살에만 의지해 청군의 심장부인 왕자를 습격한다.

청나라 왕의 동생이자 청군의 지휘관인 쥬신타(류승룡)는 남이와의 첫 만남에서 화살의 진로를 휘게 해 장애물도 비켜가 맞히는 남이의 곡사에 위협을 느끼고 조카인 왕자를 지키기 위해 남이의 뒤를 쫓는다.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를 사용하는 남이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육량시를 사용하는 쥬신타. 둘은 조선과 청의 자존심을 걸고 사상 최대 활의 전쟁을 시작한다.

영화는 전통 액션 활극답게 추격전과 화살 전투의 속도감에 승부를 건다. 총제작비 90억 원을 들여 첨단 장비와 특수 촬영 기법을 동원했다.

국내 최초로 사용됐다는 고속카메라인 '펜텀 플렉스' 카메라는 활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잡아내고 있다. 특히 후반부의 30여 분간 쥬신타와 무사들이 미친 듯이 남이를 추격하고 남이가 그들을 활을 쏘아 차례로 넘어뜨리는 장면 등 볼만한 장면들이 많다.

김한민 감독은 사극 스릴러 '극락도 살인사건'에 이어 정통 사극액션까지 무난히 소화하고 있다. 러닝타임 122분. 15세 관람가.

◇진실을 향한 시각장애인의 사투… '블라인드'

'블라인드'=연속적인 여대생 실종사건과 뺑소니 사고. 두 사건의 피해자가 동일인물로 밝혀지고 경찰은 목격자를 찾아 나서지만 수사는 점점 난항을 겪는다. 첫 목격자는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 촉망받는 경찰대생이었던 그녀는 당시 사건의 정황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수사의 방향을 잡아준다.

수아를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중 두 번째 목격자 기섭(유승호)이 등장한다. 수아와 달리 사건의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한 기섭은 수아와 상반된 진술을 펼친다.

시각장애인이 뺑소니 사고를 목격했다. 더구나 범인은 살인을 밥 먹듯이 하는 성도착자다. 진실을 향한 둘의 불꽃 튀는 대결이 '블라인드'의 줄거리다. 연쇄 살인과 성폭행 사건과 뺑소니 사건이 뒤섞여 진행되지만, 하나로 귀결되는 스토리가 긴장감을 준다.

 수아 역의 김하늘과 어수룩한 형사를 연기한 조희봉, 범인이자 산부인과 의사 명진을 연기한 양영조 등 주'조연을 망라한 연기자들의 연기도 돋보인다. '

 공포영화 '아랑'(2006)을 연출한 안상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러닝타임 111분. 청소년관람불가.

김중기 객원기자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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