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장거리 왕국' 케냐 46명 선수촌 입성

남 800m 세계기록 보유자 루디샤 등 메달 사냥 나서

육상 중장거리 왕국인 '케냐 군단'이 대구에 입성했다. 종합순위 3위 수성을 노리는 케냐 선수단 46명은 23일 인천을 통해 입국한 뒤 버스를 이용해 대구로 이동, 선수촌에 여장을 풀었다.

케냐는 2009년 베를린 선수권대회에서 중장거리에서만 메달 11개(금 4, 은 5, 동 2)를 수확해 미국과 자메이카에 이어 종합순위 3위를 차지한 육상 강국이다. 특히 남자 마라톤과 3,000m 장애물, 여자 5,000m에선 1, 2위를 모두 휩쓸었다. '세계 챔피언보다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이 더 어려운' 중장거리 왕국 케냐는 이번 대회에서도 그 위력을 떨칠 것으로 기대된다.

메달 사냥의 선봉엔 남자 800m 세계기록(1분41초01) 보유자인 데이비드 레쿠타 루디샤(23)가 선다. 루디샤는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없지만, 지난해에만 세계 기록을 두 차례나 갈아치우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며 '800m의 우사인 볼트'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최근까지 23연승을 이어가며 독주체제를 확고히 구축했다.

케냐는 루디샤뿐 아니라 2007년 오사카 대회 800m 우승자 알프레드 키르와 예고(25),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예 잭슨 뭄부와 키부바(22)도 출전해 이 종목 메달 싹쓸이를 넘보고 있다.

케냐에는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선수도 여럿 있다. 남자 3,000m 장애물의 에제키엘 켐보이(29)는 2003년 파리 대회부터 2007년 오사카 대회까지 3회 연속 2위에 그치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우승했다. 켐보이의 대구 대회 최대 경쟁자는 동료들이다. 남자 3,000m 장애물 올 시즌 최고 기록(7분53초64)을 가진 브리민 킵루토(26)와 지난해 아프리카 선수권에서 1위를 한 리차드 마텔롱(28)이 켐보이의 2연패 저지에 나선다.

남자 마라톤의 아벨 키루이(29'개인 최고기록 2시간5분04)도 선수권 타이틀 수성에 나서지만 개인 최고기록 2시간5분대의 케냐 대표팀 동료 빈센트 키프루토(24)와 엘루이드 킵타누이(22)의 추격이 만만찮다. 올 4월 파리 마라톤에서 우승한 벤저민 코룸 깁투(32)도 금메달 사냥에 동참한다.

이 밖에 여자 5,000m 올 시즌 최고 기록(14분20초87)을 가진 비비안 체루이요트(25)와 여자 10,000m 세계 최강자인 리넷 쳅케모이 마사이(22)도 대회 2연패를 노린다.

한편 이날 인천에 도착한 케냐 대표팀은 애초 항공편을 이용, 대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일정을 변경, 이례적으로 버스편으로 곧장 선수촌으로 이동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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