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메이카 집안 싸움… 이번엔 0.0?초 차이

남자 100m 볼트 vs 파월

"대구에 3관왕 2연패 하러 왔다" VS "대구는 기회의 땅, 이번 기회 절대 안 놓친다!"

우사인 볼트(25)와 아사파 파월(29)이 남자 100m에서 자메이카 '집안' 싸움을 벌인다. 16일 볼트에 이어 22일 파월이 입국하면서 이들의 자존심 대결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일단 역대 전적에서 볼트가 한 발 앞서 있다. 볼트는 세계 기록(9초58)을 보유한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속으로 3관왕에 올랐다.

볼트는 "3관왕을 재현하려 이곳(대구)에 왔다. (입국 시) 웃지 않은 것도 이기고 싶어서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영국의 베팅 업체인 윌리엄 힐도 볼트의 우승에 거는 배당금을 가장 낮게 책정하며 볼트의 무난한 우승을 점쳤다. 파월에 볼트 다음 낮은 배당금이 책정, 2위를 예상했다.

그러나 볼트의 몸 상태는 현재 최상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으로 각종 대회에서 모습을 감춘 뒤 9개월 만인 지난 5월 복귀했지만 올 시즌 최고 기록은 9초88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인지 그는 언론과 대중을 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하고 자신만만한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 파월은 대구 대회를 '무관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게다가 껄끄러운 상대였던 미국의 타이슨 게이(29)마저 고관절 수술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그의 우승 가능성은 높다.

파월은 "세계선수권대회는 누구나 우승을 꿈꾸는 대회인 만큼 금메달을 딴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며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준비가 됐다"고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파월은 2005년 9초77의 세계 기록을 작성하며 100m 황제로 화려하게 등장한 뒤 2007년 9초74로 다시 한 번 세계 기록을 세우는 등 한때 세계 정상에 섰던 세계 최고 스프린터 중 하나다. 그러나 게이와의 경쟁에서 밀리나 싶더니 볼트의 등장 이후 '3인자'로 전락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등 메이저 대회 '타이틀'도 없다. 파월이 목에 건 메달은 2007'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딴 동메달이 최고다.

파월의 이번 대회 우승을 점치는 근거 중 하나는 올 시즌 기록이다. 파월은 올 시즌 9초78을 작성, 시즌 1위 기록을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볼트의 9초88보다 0.1초나 빠른 기록이다. 여기에다 파월의 기복 없는 기량도 파월의 금메달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파월은 9초대 기록을 70번이나 작성, 역대 스프린터 중 가장 많은 '서브 텐'(10초 미만)을 기록했다. 볼트의 23번에 비해 3배가 넘는다.

1997년 아테네 세계선수권 남자 200m 금메달리스트이자 육상 해설가로 활동 중인 아토 볼든(38'트리니다드 토바고)은 23일 미국 스포츠전문 TV네트워크인 '유니버설 스포츠' 방송에 출연해 파월이 볼트를 3위로 밀어내고 우승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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