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몽준 "지지율 1등 수증기와 같은 것"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권후보로서의 존재감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 대세론을 공격하고 박 전 대표에 대한 비교 우위를 주장하는 등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의 여권 내 입지 구축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정 전 대표는 최근 사재 2천억원을 출연, 현대가(家) 사회복지재단 출연을 주도하고 나서는 등 지금까지와는 달리 다소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주가를 높인 바 있다.

23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 나선 그는 "국민이 좋게 생각하다가도 생각이 바뀔 수 있다"며 "저도 한때는 여론조사에서 여러번 1등을 해봤지만 정치인의 인기는 목욕탕의 수증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분히 '박근혜 대세론'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최종 투표는 어떤 분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이뤄질 것"이라면서 "앞으로 1년 반 동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금은 여론에서 박 전 대표에 많이 뒤지지만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만큼 추격과 추월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어 정 전 대표는 "국회에 들어와 보면 경제, 국제관계, 국제정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이 많지 않다"며 "박 전 대표도 그 분야에서 노력을 많이 하는데 그 분야는 하루이틀에 쉽게 전문성이 쌓이지 않는다. 그런 것은 제가 쭉 노력해온 분야"라고 강조했다. 대학에서의 전공과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국제 외교 현장에서의 활동 등을 내세운 것이다. 박 전 대표가 미국의 '포린어페어스지'에 밝힌 대북정책 및 외교안보구상을 겨냥, 노골적인 견제에 나선 셈이다.

이처럼 정 전 대표가 박 전 대표와 자신을 비교해가면서 비교 우위를 주장한 것은 향후 대선레이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뜻이다. 그는 다음 달 6일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통해 대항마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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