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요구에 한발 물러서 중소가맹점 범위를 넓히고 수수료율 내린다. 이번 조치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업종 73%가 혜택을 보지만 음식점업과 주유업 등은 더 강력한 인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관계기사 3면
국내 7개 신용카드사는 17일 줄줄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2.0~2.1%의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형마트 수준인 1.8%로 낮추고 연매출 1억2천만원 미만의 중소가맹점 범위를 2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신한카드는 현재 2.05%인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6~1.8%로, 현대'하나SK카드는 2.1%에서 1.8% 이하로 각각 낮춘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서민생활 밀접 20개 업종 중 이번 카드사들의 중소가맹점 범위확대로 혜택을 보는 업체는 80만 개로 종전의 67만 개에 비해 13만 개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가맹점 비중이 기존 61.0%에서 73.5%로 12.3%포인트 늘어난다.
이번 조치로 세탁소, 꽃집, 이용원 등의 90% 이상이 중소 가맹점 범위에 들어가게 됐다.
18일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며 공동시위를 벌이는 음식점업은 중소가맹점 비율이 기존 58.7%에서 72.0%로 13.3%p 증가하게 됐다.
하지만 음식점업계는 이번 조치에 만족할 수 없다며 '중소가맹점 수수료 1.5%'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소폭 인하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중소가맹점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외식업체에 대한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유업계도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20일 대규모 궐기대회를 연다. 주유업계의 경우 매출액 대비 1.5% 정률로 신용카드 수수료를 책정했기 때문에 유류가격 인상에 따라 저절로 수수료가 올라 수수료율 인하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주유소 마진이 5, 6%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1.5%나 돼 대책이 필요하다"며 "카드사는 유류가격 상승 시 동반 상승하는 수수료로 이득을 보지만 주유소는 고유가에 따른 소비감소와 카드수수료 부담으로 경영난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치로 인한 중소가맹점의 수수료 부담 감소액은 전액 카드사의 순이익 감소로 반영되기 때문에 연간 1조, 2조원 정도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제 논리로 따지면 이 정도 수준까지 카드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하지만 워낙 대외 압력이 심해 카드사들도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중소가맹점 범위를 넓히고 수수료율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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