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웨스트윙라이터스, 빌 클린턴 보좌진들이 주축

웨스트윙라이터스, 빌 클린턴 보좌진들이 주축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 국빈방문 때 의회 연설문 초안 등에 자문해준 것으로 밝혀진 미국의 '웨스트윙라이터스'(West Wing Writers)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연설문 작성에 참여했던 보좌진의 주도로 2001년 1월 출범한 연설문 작성 전문업체다.

'웨스트 윙(West Wing)'은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과 비서진이 있는 백악관 서관(西館)을 지칭하는 말이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www.westwingwriters.com)를 통해 책임자급 인사들(principals)이 과거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외교 및 국내정책과 관련된 연설문 작성에 직접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책임자급 6명 가운데 한 명으로 등록된 빈카 라플루어는 클린턴 대통령이 1995년 11월 북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 '새로운 희망과 평화'를 고취하는 주요 단어들이 연설문에 담는데 기여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의 연설은 영국 주요 언론들로부터 "가장 훌륭한 연설 가운데 하나"라는 호평을 받았다고 회사 측은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총리에게 클린턴 대통령의 '스피치 라이터'를 고용하라는 권유를 하기도 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라플루어는 백악관을 나온 후 정부 고위직 인사나 기업중역들을 위한 연설을 쓰거나 편집했다.

역시 책임자급 인사인 제프 너스바움은 2008년 미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 진영의 연설문 담당자로 일했다. 그전에는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의원의 연설문 작성과 공보업무 담당을 하기도 했다. 벤 야로우도 클린턴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 참여했으며 클린턴 재단에서 하는 공보담당 전략과 기획 등을 총괄했다.

이 회사는 연설문 작성 분야에서 자신들이 국제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행정부 고위 인사와 의회 등 미 정계는 물론 기업체들과 자선단체, 연예분야에서 다양한 고객이 서비스를 주문한다는 것이다.

특히 "연설의 전략적인 체계를 확실히 파악함과 동시에 숙련된 조사와 창의적인 사고로 연설자의 메시지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13년 만의 한국 대통령 국빈 방미를 앞두고 미국민들에게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자문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웨스트윙라이터스 측에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문 자문을 맡긴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대통령 연설 자문과 관련해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뒤 "대통령의 연설 내용 가운데 정책과 관련된 부분은 당연히 우리가 맡아야 했지만 미국 정서에 맞는 단어 선택 등에서는 (자문 회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웨스트윙라이터스 관계자들에 확인해보니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로 받은 금전적 수익 내역을 외국로비공개법(FARA)에 따라 미국 법무부에 신고하는 것 외에는 '노 코멘트'(언급 사절)를 유지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근 공개된 미 법무부의 FARA 자료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은 이 대통령의 10월 11-15일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지난 9월 말 워싱턴의 연설문 작성 전문업체인 웨스트윙라이터스와 대통령의 각종 방미 연설문 초안에 관한 자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웨스트윙라이터스가 신고한 계약서는 연설의 초안과 전략적 방향, 의원 등 청중의 성향 분석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돼 있으며 계약액은 총 4만6천500달러(약5천2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