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학입시 특징은 '더욱 좁아진 정시 문(門)'과 영역별 만점자 1%대의 '쉬운 수능'으로 요약될 수 있다. 수시 비중 증가에 따라 정시 선발인원이 해마다 줄어드는 가운데 올해부터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 충원 기간까지 생기면서 수시 충원율이 높아지고 정시 문은 더욱 좁아지게 됐다. 또 쉬운 수능에 따른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 약화도 이번 입시의 주요 변수다.
◆정시 선발 인원 줄어 치열한 경쟁=올해 정시는 14만4천996명을 선발한다. 수시 선발 인원이 늘어나면서 정시 모집 인원은 지난해보다 5천128명이 줄었다. 올해 정시 모집 인원은 전체 모집 인원 38만2천730명 대비 37.9%로 전년 39.3%에 비해 비중이 줄어들었다.
수능 지원자 수는 69만3천634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8천여 명이 줄었지만, 올해 신설된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 충원제도로 인해 수시모집 충원율은 9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시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수시모집 등록이 끝난 후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한 지원자들이 정시모집으로 대거 옮겨 정시모집의 실제인원이 대폭 늘어난 예년과는 다른 양상. 지난해는 수시 미등록으로 정시 이월된 인원이 전체 모집 정원의 20%에 달하는 대학도 많았다.
◆영역별 만점자 1%, 상위권 변별력 낮아질 듯=평가원은 올해 수능 시험을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만점자가 1% 정도 되게 쉽게 출제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는 언어 영역 만점자가 1.96%, 수리 가형은 1.53%, 수리 나형은 1.95%, 외국어 영역 0.32%였는데 지난해 수능에 비해서는 쉽게 출제됐다. 이 경우 수능 최상위권 점수대에서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험 난이도가 낮아지면 만점자와 1등급의 표준점수 차가 대폭 작아지기 때문. 수능이 쉬워지면 정시모집에서 다른 전형요소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성적에 내신과 대학별고사를 합산하여 선발하는 경우는 수능의 비중이 그래도 높지만 다른 전형 요소의 비중이 작년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올해는 정원의 50~70%를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수능 우선 선발제도를 도입하거나 수능 비중을 늘린 대학이 많아졌다.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수도권 주요대학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서울대는 정시 1단계에서 수능 성적으로만 모집정원의 2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학생부 40%, 논술고사 30%, 수능 30%를 반영한다. 수능 비중이 지난해 20%에서 30%로 늘었고, 논술고사 비중도 크다.
◆탐구 영역 영향력 상승할 듯=올해부터 탐구 영역 과목 수가 최대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정시모집의 각 대학별 합격자 점수를 분석해 보면 탐구 영역을 3과목 반영할 때보다 2과목을 반영하면 합격선이 다소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영 과목 수가 줄어들면 점수가 좋은 과목을 반영하기 때문에 점수 상승 효과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이 쉽게 출제되면 오히려 탐구 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탐구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험생들은 수리 가형을 보는 이과생 비중이 늘어난 점도 유념해야 한다. 올해 수리 가형 응시인원은 16만2천113명으로 23.4%를 기록, 지난해의 21.3%에 비해 다소 늘어났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올해 수험생들은 수시 미등록 충원, 쉬운 수능 등 다양한 입시 변수를 고려한 뒤, 수능 가채점 결과와 학생부 성적을 면밀히 검토해 효과적인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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