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남 이어 초등생 순유입 2위 '수성구'…"면학 분위기 조성 가장 큰 이유"

면학 분위기, 학원가 등 교육적 요인이 가장 커
대입 제도 변화로 인한 내신 부담 완화도 영향

학원가가 밀집해
학원가가 밀집해 '대구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동의 한 대입 전문학원 외벽에 2025학년도 의약학계열 합격 현황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배모(36) 씨는 최근 아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달서구에서 수성구로 거주지를 옮겼다. 달서구도 살 만했지만 굳이 수성구로 이사하려는 이유는 결국 자녀교육 때문이었다. 배 씨는 "타 지역이 비해 수성구는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고민 끝에 이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의 초등학생 순유입 수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던 이유로 잘 조성된 면학분위기와 학원가 등 교육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대입 제도 변화로 인한 내신 부담 완화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30일 공시된 '학교 알리미'를 통해 2024년 초등학생 순유입 수를 분석한 결과 대구 수성구가 순유입 1천157명으로 서울 강남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1년 새 순유입 수는 757명(2023년)에서 1천157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수성구의 최근 5년간 초등생 순유입 현황은 ▷2020년 731명 ▷2021년 705명 ▷2022년 672명 ▷2023년 757명 ▷2024년 1천157명이다.

대구 지역 초등학생 순유입 현황. 종로학원 제공
대구 지역 초등학생 순유입 현황. 종로학원 제공

수성구 초등생 순유입 규모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학군지'(학군이 좋은 지역)로 학부모, 학생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범어4동과 만촌3동은 명문고와 학원가가 밀집돼 과거부터 교육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학생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서 예전에는 내신을 잘 받기 위해 수성구를 벗어나는 학생들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고교 내신 등급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면서 1등급 범위가 상위 4%에서 10%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 중 1등급 받기가 쉬워지다보니 수성구를 벗어나지 않거나 고등학교 진학 전에 수성구로 들어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의대 지역인재전형 확대가 '수성구 유입'을 부채질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증원으로 지역인재전형이 확대되며 지역 거주에 대한 매력도가 상승하고 의대 진학을 위해 전략적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성구의 집값 상승세도 학부모, 학생 유입에 한목 했다고 평가한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주택 미분양 증가 속에서도 학군이 좋은 범어, 만촌 지역에는 미분양이 거의 없다"며 "집값 상승이라는 경제적 유인이 없다면 자녀 교육만으로 비싼 집을 사는 수요가 이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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