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에 이어 이번에는 여검사가 변호사와 유착해 사건 청탁에 금품 수수도 모자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이른바 '벤츠 여검사' 비리가 불거졌다. 이미 사표를 낸 여검사가 변호사와 사건 청탁과 관련해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면 국민의 얼굴이 다 화끈거릴 정도다. 검찰 수사 사건에 대한 청탁을 들어주고 변호사에게 수백만 원짜리 명품 핸드백 값을 요구하는 내용은 과히 일부 검사의 도덕성이 어떤 지경인지 말해준다.
더 한심한 것은 이런 내용의 진정이 접수됐음에도 검찰이 4개월 동안 사실 관계 확인이나 직무 관련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방치해 왔다는 점이다. 대검 감찰본부는 의혹과 관련해 이미 지난 7월 진정을 접수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제대로 조사도 않다가 문제가 외부로 불거지자 뒤늦게 관련자들을 내사하고 있다느니 요란을 떨고 있는 것이다.
없는 먼지까지도 터는 검찰이 내부 비리에 대해 "의혹이 있었지만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손을 놓은 것은 제 식구는 무조건 감싸고 보는 검찰의 그릇된 버릇 때문이다. 이는 사실을 바르게 인식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 비리에 대한 검찰 공직자의 윤리의식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자세로 어떻게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사회 정의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
매번 일 터질 때마다 검찰이 자정과 쇄신을 부르짖었지만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대충 상황만 모면해온 탓에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이미지는 실추될 대로 실추됐다. 부정과 비리를 발본색원한다는 심정으로 대대적인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또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검찰은 이제라도 특권의식과 집단이기주의에 대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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