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교 내신 2014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

내신 부풀리기→고교 등급제 우려

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 고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제도가 현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2006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전환했다가 8년 만에 절대평가로 되돌아가게 됐다. 학교에선 경쟁을 부추기는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가 더 교육적이라며 반기면서도 내신 부풀리기, 고교 서열화를 조장하고 고교 간 격차를 더욱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내신 절대평가제, 어떻게 바뀌나

교육과학기술부가 13일 발표한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고교 내신 절대평가는 시범 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에 전면 시행된다.

이에 따르면 2014년부터 고교 내신은 현행 9등급 상대평가 방식에서 A-B-C-D-E-(F)의 6단계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된다. 성적표에는 석차를 표시하지 않고 원점수와 과목평균만 표기한다. 학생 개인별로 교과목별 성취기준'평가기준에 따라 성취수준을 절대평가하는 것이다.

성취도의 수준은 성취율로 구분한다. A는 90% 이상, B는 90% 미만~80% 이상, C는 80% 미만~70% 이상, D는 70% 미만~60% 이상, E는 60% 미만~40% 이상, F는 40% 미만이다. 단 최하위 F를 받을 경우 해당과목을 다시 이수하는 '재이수제'는 시범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에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학교생활기록부의 성적 기재방식도 달라진다. 고교 학생부에는 석차등급 표기를 빼고 6단계 성취도를 적는다. 평가의 난이도, 점수 분포 등을 알 수 있도록 현행처럼 원점수와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함께 적는다.

중학교와 특성화고는 내년부터 새로운 방식의 내신제도가 적용된다. 마이스터고'특성화고는 내년 1학기부터 성취평가제를 바로 도입한다. 중학교 학생부는 '수'우'미'양'가' 표기 방식을 'A-B-C-D-E-(F)'로 변경한다. 고교와 마찬가지로 석차를 삭제하고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병기한다.

교과부는 "절대평가는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 일정한 학업성취 수준을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평가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더 교육적"이라며 도입 취지를 밝혔다.

◆내신 절대평가제, '기대 반 우려 반'

새 내신 제도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절대평가로 내신이 무력해지면 대학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교를 서열화시킬 우려가 높다. 경북대 유기영 입학관리본부장은 "절대평가하에선 대학이 고교 내신 점수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자칫 상대평가 때보다 더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식 대구진협회장은 "학생들의 내신 경쟁 부담은 줄겠지만, 과목별로 80~90점 평균이 쏟아지는 현상이 빚어지면 내신이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재완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장도 "고교 등급제로 흘러갈 여지가 많다. 내신등급 이외 평균, 표준편차, 원점수까지 공개되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일수록 표준점수로 수험생들의 서열을 가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상로 송원학원 실장은 "대학 논'구술이 강화되고, 수시 학생부 전형에서 논'구술이 추가되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강화되는 등 입시제도 변화가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원점수와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함께 쓰고 출제 난이도, 성적분포 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면 특정 학교가 성적 부풀리기를 했는지 알 수 있다"며 "학업성적 관리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성적 부풀리기를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반계고들이 절대평가 시스템 아래서 내신의 신뢰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큰 숙제다. 특목고, 자사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별고사 대비에 취약하고, 수준별 교육과정, 심화 수업 운영 등에 익숙지 않기 때문에 대학이 매기는 '고교 서열'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건고 이대희 교사는 "2009 개정 교육과정상 영어와 수학은 기본, 일반, 심화과정으로 나누고 다른 과목은 일반, 심화과정으로 나눠 배우게 되기 때문에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교육과정 개설에 자율성이 있는데다 심화과정을 들을 만한 수준의 학생이 많은 자사고, 특목고로 학생 쏠림이 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희갑 대구시교육청 장학관은 "대학들이 보유한 고교 데이터(학교 프로파일)가 내신 절대평가의 약점을 보완하겠고, 수준별 수업과 평가가 가능하게 됐다"며 "다만 학교 간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정책 대안 개발이 절실하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육군사관학교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대한 육사총동창회의 반발이 이어졌다. 총동창회는 대통령의 발언이 사...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8'의 역대급 사전예약에 힘입어 구미에서 열린 '2026 갤럭시 런칭 페스타 with 구미' 행사에는 200여 명이 ...
경북 지역 지자체들이 인구 방어선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구미시는 40만명 방어선 붕괴 위기를 겪고 있고, 고령군은 인구 3만명 회복을...
필리핀에서 중국인이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위조하여 전력망 사업에 개입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이민국은 로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