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기 든 경찰… "검찰 내사지휘 안돼"

수성署, 전국 첫 이첩 거부…수사권 갈등 본격화 가능성

대통령령으로 정한 형사소송법상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1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 수성경찰서가 검사의 내사 지휘를 거부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2일 대구지검에 접수된 수성구 택지개발조합의 한 조합원이 보상금을 횡령한 진정과 관련한 사건의 이첩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형사소송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검찰에 진정이나 탄원이 접수되면 경찰이 이첩을 받아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아왔다.

수성서 관계자는 "대통령령 80조에 근거해 고소, 고발 사건은 경찰이 접수하지만 수사 전 단계인 내사, 진정은 (경찰이) 내사를 못 한다고 돼 있다"며 "내사 지휘 거부는 경찰의 일방적인 판단이 아니고 경찰청 내 태스크포스가 만든 시행 지침에 따랐다. 검찰과도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경찰이 검사의 내사 및 진정에 대해 이첩을 받지 않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검'경 갈등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규정에 따른 것이지 검찰과 마찰을 빚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건 이첩을 거부한 것은 결코 아니다"며 "하지만 전국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계속 반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형사소송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진정이나 탄원이 접수되면 통상 경찰에 대해 내사 또는 수사를 지휘했는데 이번에 경찰이 왜 경찰청 지침을 내세우며 거부하는지에 대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한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일단 경찰청 지침 내용을 확인해야 하며, 이번에 개정된 관계 법령에 비춰 적합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야 한다"며 "현재 대검찰청이 이번 내사 지휘가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인지 여부 등의 분석을 마친 뒤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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