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오케스트라에 영어연극반까지, 도심 학교 안 부러워요."
예능'토론'영어 등의 특성화 교육으로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폐교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도심 속 농촌학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 달성군의 유가초등학교. 이달 15일 찾아간 유가초교는 멀리 비슬산이 아스라하게 보이고 넓은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옛 초등학교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아파트 촌으로 둘러싸인 도심의 학교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
최근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행복학교'로 지정된 이곳은 올 들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브라스밴드(Brass Band)와 음악 프로그램을 운영,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학교로 성장하고 있다. 남진수 교장은 "유가초교는 한때 재학생이 800여 명에 이른 대형 학교였지만 농촌지역 인구 이탈로 현재는 전교생 44명의 소규모 학교로 줄어들었다"며 "최근 1년새 10여 명의 재학생이 늘었지만 더 많은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 학교가 브라스밴드를 조직한 것은 지난해 11월. 원래 리듬합주로 학생들의 특기적성교육을 하다가 전문강사를 초빙해 아예 브라스밴드를 꾸려 본격적인 예능교육에 나섰다. 1천200여만원을 들여 색스폰, 트롬본, 트럼펫, 튜바, 큰 북 등 악기를 구입했고 '윈드 오케스트라'라는 이름도 지었다. 오케스트라는 3~6학년 학생 27명이 참가하고 있다. 유치원생과 1, 2학년들은 바이올린, 피아노, 가야금 중 1개 악기를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매주 방과후학교 시간을 활용해 악기 연습에 여념이 없다. 이름도 생소한 악기이지만 배운 지 2,3개월 만에 곧잘 연주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트럼펫을 연주하는 김유림(6년) 양은 "원래 플루트를 배우려고 했는데 간단한 운지만으로도 높은 음과 낮은 음을 자유자재로 낼 수 있는 트럼펫의 매력에 푹 빠졌다"며 "강사 선생님이 다양한 악기들을 다룰 줄 아는 분이어서 쉽게 악기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 브라스밴드에서 가장 무거운 악기인 튜바를 다루는 김기렬(6년) 군은 "처음에는 숨이 차서 소리를 내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이제는 연주도 가능하고 폐활량도 늘어난 것 같다"고 좋아했다. 강사인 한기섭 씨는 "학생 각자의 선호도와 체격에 맞춰 악기를 배정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가르치는 일이 보람있다"고 했다.
유가초교는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영어연극의 경우 지난해 5, 6학년 13명 전원이 참가한 '대구청소년 영어연극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고, '대구 방과후학교 운영 평가'에서 최우수를 받았다. 국악연주 실력도 뛰어나 달성국악경연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2년 연속 기초학력 미달이 없는 학교로 지정될 정도로 학력 면에서도 도심 학교들에 못지 않는 성취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윈드 오케스트라 경우 달성군민 축제 등 각종 지역 행사에 참여해 실력을 뽐내고 있다.
남 교장은 "소규모학교의 특성상 전교생이 예능, 영어, 토론 등의 프로그램에 다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로 꾸려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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