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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러고도 '경찰'이라고 말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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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해 사건은 대한민국 경찰의 무능과 보신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신고 접수에서부터 현장 수색, 수사 지휘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허점투성이의 초동수사도 모자라 사건 축소'은폐를 위해 거짓말만 늘어놓은 경찰의 행태에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범인인 중국 동포 우모 씨에게 납치돼 성폭행당하던 피해 여성이 당시 기댈 곳이라곤 경찰이 유일했다. 경기경찰청 112신고센터와 7분이 넘게 통화하며 구조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사건 현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허둥댔고 안이한 상황 판단으로 엉뚱한 곳만 뒤지다 결국 비극을 불렀다. 피해 여성과의 전화 통화가 7분 36초나 이어졌음에도 15초 정도의 짤막한 내용이 전부였다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신고 직후 경찰 35명을 투입했다는 해명도 사실이 아니었고 수사 지휘와 감독도 부실하기 그지없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 때는 아래위 할 것 없이 그렇게 열성적으로 제 밥그릇 챙기기에 나서던 경찰이 국민의 신변 보호에는 이렇듯 강 건너 불구경 식으로 손 놓고 있는 것은 기본 책무를 망각한 것으로 경찰로서의 자격도 존재 가치도 없다. 무능한 것도 모자라 국민 모두를 속이려 드는 경찰을 누가 믿고 그 많은 혈세를 들이고 싶겠는가.

조현오 경찰청장이 7일 뒤늦게 112신고센터와 경찰서 상황실 운영 체계 개편 계획을 밝히고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 터지고 난 후 부랴부랴 상황실 시스템을 바꾸고 경찰 총수가 고개 숙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해이한 직무 기강을 속속들이 바로잡지 않는다면 국민 누구나 수원 사건처럼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순경에서부터 경찰청장까지 뼈를 깎는 반성과 조직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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