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망의 러시아 여인, 대구서 찾은 '기적의 새 삶'

자궁암 12년 투병…스베따 오즈그로스까야 씨

12년간 자궁암으로 고통받던 러시아인 스베따 씨가 대구 동산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얻었다. 왼쪽부터 동산의료선교복지회 장상일 전도사, 양무리교회 윤승종 목사, 동산의료선교복지회 김준식 회장, 아들 막심과 환자 스베따 씨, 동산의료원 장황호 원목실장, 산부인과 권상훈 교수, 두만강핫산교회 이흥복 선교사.
12년간 자궁암으로 고통받던 러시아인 스베따 씨가 대구 동산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얻었다. 왼쪽부터 동산의료선교복지회 장상일 전도사, 양무리교회 윤승종 목사, 동산의료선교복지회 김준식 회장, 아들 막심과 환자 스베따 씨, 동산의료원 장황호 원목실장, 산부인과 권상훈 교수, 두만강핫산교회 이흥복 선교사.

자궁암으로 12년간 투병해 온 러시아 여인이 대구에서 기적같은 새 삶을 얻었다.

러시아 핫산지역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던 스베따 오즈그로스까야(46) 씨는 지난달 24일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자궁암과 탈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스베따 씨는 원양 어선을 타는 남편 세르게이(53) 씨와 딸, 아들을 두고 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다만 중국 훈춘과 연길 등지에서 침을 맞으며 버텨왔다.

하지만 복수가 차서 러시아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동산의료원 산부인과 권상훈 교수는 "처음 스베따 씨를 봤을 때 복수가 심하게 차 있었고, 종양이 커져 탈장까지 온 상태였다"며 "수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경과를 지켜본 뒤 1~2주 이내에 퇴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베따 씨의 수술 성공은 이흥복 선교사(두만강핫산교회)와 (사)동산의료선교복지희의 도움이 컸다. 이 선교사는 러시아 핫산지역에 세워진 최초의 한국교회인 '두만강핫산교회'에 지난해 11월 파견됐다. 스베따 씨는 한국인 선교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와 기다리며 한국에서 치료받기를 간절히 소망했고, 이 선교사는 양무리교회 윤승종 목사와 (사)동산의료선교복지회 등의 도움을 받아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치료비를 지원한 (사)동산의료선교복지회 회장 김준식 교수(소아청소년과)는 "동산의료선교복지회뿐 아니라 동산의료원 원목실, 의과대학 졸업생 부부가 함께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아들 막심(21)과 함께 지난달 12일 입국한 스베따 씨는 새 삶을 얻은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12년간 과연 나에게 내일이 있을까 절망하며 하루하루를 공포 속에 살았습니다. 2년 동안 매일 복수를 빼야 했고, 8차례나 화학요법을 받았지만 모두 소용없었습니다. 러시아로 돌아가면 한국에서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반드시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겠습니다."

러시아 연해주 핫산 지역은 북한 두만강, 중국 훈춘과 인접한 3국 접경지역. 이번 치료를 계기로 핫산지역에 살고 있는 6만여 명의 러시아인에게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이 알려지면 한-러 양국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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