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YF쏘나타 7중 추돌, 급발진 사고? 운전자 실수?

동영상 공개, 네티즌 원인 공방…경찰 "국과수에 의뢰"

7중 추돌사고를 낸 YF쏘나타가 마지막 승용차를 들이받고 정차한 현장. 대구남부경찰서 제공
7중 추돌사고를 낸 YF쏘나타가 마지막 승용차를 들이받고 정차한 현장. 대구남부경찰서 제공
6일 대구 봉덕동 남구 효명초교 삼거리 인근의 YF쏘나타 추돌사고 현장.
6일 대구 봉덕동 남구 효명초교 삼거리 인근의 YF쏘나타 추돌사고 현장.

최근 3명이 숨진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 차량 질주 사건에 이어 6일 남구 봉덕동에서 7중 추돌사고가 발생, 사고자와 그 가족들은 차량 급발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대구 앞산순환도로 급발진 YF쏘나타'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에 녹화된 것으로, 이달 6일 봉덕동 효명초교 삼거리 부근에서 발생한 추돌사고 과정을 담은 것이다.

30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 따르면 사고가 난 이날 오전 11시쯤 정차된 상태에서 운전자 권모(65'남구 봉덕동) 씨와 동승자 전모(64) 씨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곧 이들이 탄 YF쏘나타는 굉음을 내며 엄청난 속도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차량 속도는 불과 12초 만에 시속 100㎞를 넘었고 운전자 권 씨는 차량을 피해 곡예운전을 했다.

효명초교 삼거리에서 빨간색 신호등이 들어와 있었지만 차량은 그대로 교차로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 결국 이 차량은 300m가량을 질주한 뒤 20초 만에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당시 블랙박스에 기록된 속도는 시속 129㎞였다.

이 사고로 7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권 씨 등 17명이 다쳤다.

YF쏘나타 운전자 권 씨와 아들(32)은 8일 오후 차량에 달렸던 블랙박스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사고의 원인이 급발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권 씨는 "갑자기 차에서 '웅' 하는 엔진음이 들리면서 그때부터 차가 급가속됐다"며 "다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밟히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도로에 생긴 바퀴자국과 차를 피하기 위해 핸들을 이리저리 돌린 블랙박스 영상을 봤을 때 운전자의 실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 씨의 아들은 "사고차량은 정상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려면 10초가량 걸리는데 도심에서 차량 틈바구니 사이로 계속 페달을 밟을 운전자는 없다"며 "분명히 차량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차량 제조사인 현대자동차는 차량 급발진 주장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차 홍보실 관계자는 9일 "경찰의 조사가 끝나면 사고 차량을 직접 확인하고 정밀 조사를 거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대구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현장을 다시 확인하고 사고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과 주변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고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도 정밀검사를 의뢰하겠다"고 했다.

동영상이 인터넷에 오르자 네티즌들도 이번 사고가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일 가능성이 있다며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사고 동영상을 보니 끔찍하다"면서 "차량을 만든 현대자동차가 사고에 대한 원인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운전자의 실수일 뿐 차량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하지만 운전자 스스로 사고 당시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외국에서는 이미 차량 제조사가 차량 결함 여부를 밝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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