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색종이로 종이학을 접더군요. 천 마리가 되면 제 병이 나을 수 있다며. 그때가 2006년 5월이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집에서 요양을 하고 있던 이용기(56'대구시 상인동) 씨는 간병하는 아내를 위해 천 마리의 학을 목각하기로 결심했다.
재료는 복과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소나무의 혹(복력목). 보통 학 한 마리를 만드는 데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보통 원재료를 살려 새를 만든 공예품을 보면 투박하거나 이음새가 있는데 이 씨의 작품은 정교하다. 요즘은 가래나무 열매와 매실씨앗, 오죽으로도 새를 만들고 있다. 온 집안에는 목각으로 만든 학과 거북이 기타 새들이 가득했다.
그는 예전에 요양원에서 10여 년간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나 예고 없이 찾아온 병마는 그를 주저앉히고 말았다. 부인은 병원에 누운 그의 수발을 들어야 했고, 어린 아들은 시골 할머니 댁으로 보냈다.
어린 것을 떼어 놓기가 쉬웠겠는가. 그 아들은 너무 일찍 철이 들어 부모 속을 썩이는 일이 없다고 한다. 너무 어른스러운 아들을 볼 때마다 본인이 아들의 유년을 빼앗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그는 학을 만들며 건강을 염원했다. 천 마리는 오래전에 완성했다고 한다. 전시회를 열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여기저기 알아보니 장소는 무리 없이 빌릴 수 있으나 팸플릿 찍고, 그 뒤에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경비가 만만찮더군요" 하며 말끝을 흐린다.
이 씨의 작품 앞에서 옷깃을 여민다. 섬세한 손놀림에 이은 그의 숭고한 염원이 목공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마리는 외로워 천 마리가 되었다. 그의 새는 망망대해를 날고 높은 산을 넘어간다. 새 한 마리 한 마리가 그의 마음을 싣고 훨훨 날아보기를 희망한다.
글'사진 노정희 시민기자 -roh-@hanmail.net
멘토: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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