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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상륙작전 학도병 잊지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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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 전승기념 공원조성 309억원 들여 내년 완공

1950년 9월 14일 오전 4시 30분. 어둠이 내린 해안에 2천700t급 문산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승선 인원 786명 가운데 학도병은 772명. 전투경험이 없는 이들이 약해보일 수도 있었지만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은 자신감으로 가득찼다.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영덕군 장사에서 펼쳐진 양동작전은 때맞춰 찾아온 태풍'케지아'로 위기를 맞았다.

문산호는 암초에 걸려 좌초했고 학도병들은 어렵게 육지를 밟았다. 하지만 해발 200m 고지에서 내리꽂는 인민군의 기관총 세례에 젊은 꽃들은 백사장을 붉게 물들이며 산화했다.

닷새를 죽음으로 버틴 19일 새벽이 돼서야 LST조치원호가 구출하러 왔다. 학도병들은 작전 20일전인 8월 24일 군인이 됐고 변변한 훈련 한 번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나라를 지켜야한다'는 일념으로 대승을 이뤘다. 139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240명의 적을 사살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교란작전에 투입돼 목숨을 잃은 청춘에게 대한민국은 매몰찼다고 생존 학도병들은 증언한다. 장사 전투 참전자 가운데 현재 생존해 있는 50명은'군번없는 군인'이라는 이유로 다시 군입대를 해야만 했다고 아픔을 토한다. 물론 참전에 따른 보상도 제대로 없다.

노병을 위로해야 할 국가가 뒷짐을 지자 영덕군이 나섰다. 귀 닫은 국방부 대신 지자체가 나서 노병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보자는 의미에서 영덕군은'잊힌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2007년 9월 14일 추모음악회를 열었다.

영덕군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관련 세미나를 열고 백서도 냈다. 또 전승 기념추진공원 추진에도 힘을 모았다. 드디어 최근'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 공원조성사업'을 위한 사업비 309억원이 국가보훈처로부터 확보됐다. 내년 완공될 이곳에는 위령탑과 위패봉안소, 우국청년 추모집, 전시교육관, 맥아더장군 친필석, 승리의 광장, 청소년 수련관, 문산호 모형 등이 들어선다. 영덕군 관계자는 "이제라도'죽음과 맞바꾼 고결한 청춘'의 숨결을 이 땅에 사는 이들에게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청춘들이 구국의 일념 하나만으로 승리로 이끈 장사상륙작전은 대한민국 승전사의 큰 획을 긋는 전투인 동시에 한국인의 자긍심이다"고 말했다.

영덕'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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