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음달 6일 출범 대구여성가족재단 초대 대표 이미원 씨

"여성행복특별시 대구 건설 10여년 연구 결실 맺을게요"

대구여성가족재단이 7월 6일 출범한다. 이미원 대표는
대구여성가족재단이 7월 6일 출범한다. 이미원 대표는 "지역 여성의 장점을 살리고 성주류화의 세계적'전국적 흐름을 소개하는 등 양성평등 도시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이 7월 6일 오후 2시 대구 서구 평리6동에 소재한 대구종합복지회관 평리별관 4층에서 출범식을 갖는다. 대구여성가족재단 초대 대표로는 이미원 전 대구여성가족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이 선임됐다.

대구여성가족재단 출범은 10여 년간 여성계의 숙원이었다. 대구여성회를 비롯한 여성계는 2002년 이후 꾸준히 여성정책전문 연구기관이 독자적인 조직으로 구성돼야 함을 주장해왔다. 2004년 대구경북연구원 산하 양성평등연구센터가 문을 열었으나, 대학에 위탁해 운영하는 등 불안정한 구조가 계속돼왔다. 타 시도에는 이미 16개 여성가족재단이 있지만 대구는 이제 겨우 첫걸음을 시작하게 됐다. 숙원이었던 만큼 대구여성가족재단의 출범을 바라보는 지역 여성계의 기대가 크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의 첫 수장, 이미원 대표를 만났다.

"대구 여성계의 장점을 발굴해 대구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미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11년간 독일에서 유학생활 끝에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 대구로 온 후 2003년부터 대구여성운동사를 연구하고 대구경북연구원, 대구여성가족연구센터 등에서 다양한 연구를 해왔다. '대구 결혼이민자가족 실태조사' '대구 여성정책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연구' '2011 대구여성백서' 등을 발표하는 등 대구 여성정책에 대해 10여 년간 연구해왔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대구 여성계의 오랜 숙원이었던데다 첫 수장 자리에 오른 만큼 이 대표의 상징성은 크다. 우선 '현재 어려움보다 장점을 발굴하는 긍정적인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미 1997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여성가족정책 전문기관이 문을 열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UN 등 국제사회에서 성주류화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2015년까지 성주류화 관련 모든 정책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서울여성가족재단은 100억원이 넘는 예산으로 40여 명의 연구원들이 한국 및 서울의 여성정책을 다루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광주여성재단은 아예 '아시아 여성사 전시관 건립'이라는 아시아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예산 26억원에 연구원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반해 대구여성가족재단은 연구원 3명, 1년 예산 5억원으로, 전국에서도 가장 늦게, 소규모로 출범했다. 게다가 대구여성재단이 입주한 대구종합복지회관 평리별관은 외곽에 위치해 있다.

"일단 성주류화 정책 패러다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급선무예요. 당장 제도화되는 것들도 많지만 이에 대한 지역의 이해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뒤늦게 출발한 만큼 당장 해야 할 일도 많다. 내년부터 성인지 예산을 함께 세워야 하므로 대구 8개 구군에서 성인지 예산에 대한 교육을 요구하고 있고, 당장 여성가족부와 함께 성별영향평가 분석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처럼 여성정책에 관해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유독 여성재단이 대구에서 이처럼 뒤늦게 출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정책에서 거버넌스의 활성화가 중요해요. 거버넌스는 공공경영의 개념인데, 여성정책 발전을 위해 같이 해야 하는 시, 의회, 시민, 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특정한 이슈에 대해 집중을 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상대방의 '탓'만 하는 경향이 많았죠. 그리고 세계적 흐름과 중앙정부의 여성정책에 발맞춰 가지 않은 것도 문제예요."

이 대표는 '양성평등 이슈에 대해 지역 사회가 공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공무원 교육을 나가다 보면 아직도 '남성가족재단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는 곳은 대구밖에 없다고 했다. 국제사회에서 1970년 중반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한 성주류화 정책에 대한 이해가 대구에는 아직 부족하므로 정책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말이다.

"서울은 '여행 프로젝트' 등 여성정책을 선도해 UN 도시정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서울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높인 거죠." 이처럼 질 높은 여성정책은 도시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고 했다.

지역여성 및 정책 관련 연구를 10년 이상 해온 이 대표는 '연구했던 모든 결과들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자평한다. 앞으로 성주류화 정책 패러다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연구 중심기관으로서 내실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나 대구 여성활동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실적이 의외로 많다고 주장했다. "역사 깊은 여성교육기관인 신명여고, 대구여고, 경북여고 등이 있고 부녀자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것도 대구 여성들이었어요. 그리고 전국 단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리더 여성들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위해 여성 단체들도 보수와 진보를 떠나 여성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운동이 지역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도 역량을 높여야 합니다. 여성계, 세대별로 통합하고 새로운 여성 리더들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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