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23'여'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퇴근길이 무섭다.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길고양이 때문이다. 특히 밤늦게 귀가하는 날은 어디에서 고양이가 나타날지 몰라 바짝 긴장을 해야 한다.
이 씨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고양이 탓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물론 얼마나 시끄럽게 우는지 밤잠도 설칠 지경"이라며 "곳곳의 배설물 악취에다 음식물 쓰레기도 다 헤쳐 지저분하기까지 하다"고 하소연했다.
길고양이가 급증하면서 생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와 각 구'군청은 고양이 관련 민원 폭주로 골머리를 앓을 정도다.
대구에서 발생한 유기 고양이는 지난해 2천566마리로 2009년 2천230마리에 비해 15.1% 늘었다.
보다 못한 대구시가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4월부터 '고양이 중성화 사업(TNR)'까지 시행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성화 수술 후 누군가가 먹이를 주는 등 길고양이를 계속 돌봐야 하는데다 중성화 사업에 대한 홍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시에 따르면 4월부터 지금까지 중성화 수술을 받은 고양이는 달서구 11마리, 중구 1마리 등 12마리에 불과하다.
이기욱(24'대구 중구 동성로2가) 씨는 "수술 후 다시 놔주면 개체수는 줄어들지 몰라도 문제는 그대로이고, 고양이를 돌보는 책임도 주민들에게 지우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 나설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중성화 수술 비용으로 유기 고양이 보호소와 관리 인력 확충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중성화 수술에 대한 홍보를 강화, 중성화 사업을 활성화해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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