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긍정의 힘

파란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파랗고, 빨간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붉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세상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우리 주변의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달라지는데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최근 유럽 경제위기로 기업들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필자는 1997년 IMF,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건 등을 겪으며 회사를 경영해왔지만, 이번에는 만만치 않을 것 같아 무척 걱정이다. 그러나 이번 역시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말 그대로 위기 속에 갇힐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한번 보자. 우리나라 동쪽에는 일본, 서쪽에는 중국, 북쪽에는 러시아, 태평양 건너 미국이 있다. 강대국에 에워싸여 기 한번 제대로 펼 수 없는 상황이다.

거기다 자원도 부족하고 국토도 작다. 그래도 지도를 펴놓고 드는 생각은 '이렇게 작은 나라가 어찌 이렇듯 잘살게 됐나' 하는 생각뿐이다. 오늘날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만큼 모든 것이 편리하게 갖춰진 나라는 없다. 가장 빠르게 성장, 변화하고 있는 나라 역시 한국이다.

한국은 강대국에 에워싸인 환경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좋은 방향으로 활용해 발전했다. 일본으로부터는 앞선 기술을 배웠고, 중국의 자원과 인력을 이용해왔다. 미국으로부터 군사적 이익을 도모해 이제는 우리나라 제1의 수출 대상국이 되도록 미국과의 관계를 구축했다. 좋게 보면 좋게 보이고, 일도 잘 풀리게 된다.

필자가 하는 업종인 공구유통업 역시 부정적으로 보느냐, 긍정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사뭇 달라진 예 중 하나이다. 공구유통은 솔직히 예전에는 대접받는 분야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공구상 기술력이 높아졌고 수요와 시장도 커져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도 이 분야로 들어오고 있다. LG 서브원과 KEP(코오롱그룹)에서 진출하여 공격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오랜 어려움 속에서 익힌 기술과 노하우가 있어 우리 쪽에 더 승산이 있다고 본다. 누가 와도 쉬운 분야였다면 벌써 대기업에서 밀고 들어왔을 것이다. 작은 공구상에는 필자 회사 같은 중대형급 공구유통상이 방파제 같은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한다. 천시받으며 그간 겪어 온 많은 어려움을 긍정의 힘으로 이겨냈기에 이제 대기업과 싸울 수 있는 힘이 있다 하겠다.

일본의 파나소닉(내쇼날 전기회사)의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말하는 긍정적인 사고는 다음과 같다.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세 가지 행복'이라고도 불린다.

첫째, 못 배웠기 때문에 행복하다. 배움이 적었기 때문에 만나는 사람마다 배울 수 있었다.

둘째, 병약했기 때문에 행복하다. 고노스케는 어려서부터 잔병치레를 하고 항상 몸이 약했는데, 그 덕분에 평생 건강을 챙기며 절제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셋째,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행복하다. 가난했기 때문에 그는 남이 아픈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회사 직원들과 소통도 잘했고 상품을 개발할 때도 도움을 받았다.

못 배운 것, 병약한 것, 가난한 환경은 누구라도 달가워하지 않을 부정적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노스케는 이를 뒤집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세상을 혁신해나갔다. 최근 남유럽의 재정위기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사실 현재 유럽의 위기는 세계적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주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긍정의 눈으로 본다면 새로운 전략을 짜는 변신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위기라는 걸림돌을 변화하고 이겨낼 힘을 갖출 디딤돌로 삼으면 좋겠다. 이 위기가 있기에 우리의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

불경기를 겨울이라 하자. 하지만 겨울을 잘 견뎌내야 봄을 맞이할 수 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겨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꼼꼼히 체크해 나간다면 어떤 업체든 어떤 기업이든 이 불경기를 뚫고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경영자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는 돌파구를 찾는 혜안을 준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경구를 새기며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대처해가길 바란다.

최영수/크레텍 책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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