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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당당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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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현 문학박사
심지현 문학박사'대구가톨릭대학 강사

6월 말이 되면 대부분의 대학은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하지만 정작 진정한 의미의 방학은 기말고사 성적처리를 하고, 성적 이의 제기 기간이란 폭풍우가 한차례 지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교수도 학생도 방학다운 방학을 맞게 된다.

성적 입력이 끝나고 나면 핸드폰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모르는 전화번호지만 누구인지 용건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수업이었다" "얻어가는 것이 참 많았다" "기회가 되면 교수님 강의를 꼭 다시 듣고 싶다" 등 환심성 멘트 뒤에는 어김없이 "1점만 더 올려주시면 안 될까요"다. 성적을 1점이라도 더 받고자 하는 학생들의 심정을 모르진 않는다. 하지만 그런 생떼를 일일이 받아주어야 하는 선생 입장이 더 곤혹스럽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주지하다시피 성적 확인 및 정정 기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확인하고, 채점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되는 등 의구심이 들 때 자신이 취득한 정확한 점수를 알아보게 하는 제도일 뿐이다. 이 때문에 담당교수는 성적 문의를 해온 학생에게 조금의 의구심도 남지 않도록 열과 성을 다하여 알려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 학생과 교수가 연락이 닿지 않아 학생이 1점이라도 성적을 손해 보는 일이 있어선 절대로 안 될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성적 문의를 할 경우 도리어 성적을 깎아내리는 교수도 있다는 말이 근거 없이 떠돌고 있다. 아무려면 그럴까? 가르치는 선생 입장에선 할 수만 있다면 모든 학생 모두에게 성적 선심을 쓰고 싶을 것이다. 오죽하면 부모와 스승은 같다고 했겠는가?

문제는 자신이 열심히 하지 않아 얻어진 결과에 억지를 부린다는 사실이다. '수업에 불성실했음을 인정한다. 그래도 출석은 다 하지 않았느냐' '과제물도 제출했고 시험도 치렀으니 한번 봐주는 셈치고 선처 좀 해주시면 안 되겠느냐' '조기졸업을 해야 한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휴학을 할 수밖에 없다' '기숙사에 꼭 들어가야 한다' '학사경고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등등이 억지꾼들의 고정 멘트다.

성적 이의신청 기간이 지나고 나면 한동안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대학생은 성인이다. 성인은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다. 언제까지나 생떼가 먹히진 않는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얻어진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찬란한 내일을 열어갈 주역들답게 점수 1점에 연연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 당당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심지현 문학박사'대구가톨릭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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