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린이래서모였다] 대구여자고등학교 동문 합창단

"함께 노래 부르며 까르르…학창시절 생각에 웃음꽃"

작년 9월 모교 음악제에 특별 출연한 합창단.
작년 9월 모교 음악제에 특별 출연한 합창단.
작년 12월 대구여고 동문 합창단의 단합대회.
작년 12월 대구여고 동문 합창단의 단합대회.
남명희 단장
남명희 단장

"선후배가 함께 음악을 하다 보면 동문의 정이 깊어지고 꿈 많았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듯 웃음꽃이 만발해요."

대구여고 동문 합창단은 2001년 출범했다. 남명희(5회'72) 동문이 합창단 결성을 주도했다. 남 단장은 11년 동안 단장을 맡고 있다. 초창기 지휘자는 무용을 전공한 최자희(9회) 동문이 맡았다. 지금은 성악을 전공한 오스트리아 유학파 지숙미(25회) 동문이 2009년부터 지휘자로 봉사하고 있다. 또 강정희(7회) 총무, 박정자(12회) 지도부장이 남 단장을 돕고 있다.

회원은 졸업기수 5회부터 25회까지 40여 명이 동참하고 있다. 연령대는 50대에서 70대까지로 남 단장이 최고령이다. 동문들은 교사, 공무원, 사업가 출신이 많다.

남 단장은 "합창단이 오랫동안 맥을 이어오는 데는 회원들의 우애와 열정, 그리고 모교의 배려가 바탕이 됐다"면서 "음악 선율로 동문과 재학생을 서로 잇고 즐거움을 주는 데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합창단은 매주 화요일 모교 음악실에서 합창연습을 한다. 학생들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오후 4시 30분부터 6시까지 연습하는데 거의 모든 회원들이 참석한다. 체조로 간단히 몸을 푼 뒤 발성 및 파트별 연습을 거쳐 합창에 들어간다. 곡목은 주로 가곡 중심인데 학창시절 교과서 노래나 세미팝송, 아이돌 노래도 곁들여 배우고 있다. 80여 곡이 수록된 두 권의 합창교재도 있다. 지숙미 지휘자가 직접 편곡해 제작했다. 합창연습에는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간식도 준비하는 살가움도 있다.

"동문들이 매주 합창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박윤자 교장 선생님께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어요. 학교 음악실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각종 인쇄물 복사 등의 편의까지 제공해 주고 있으니까요."

합창단은 모교와 동창회 행사에 공식 참여하고 있다. 합창단은 매년 9월에 개최되는 모교음악제에 특별출연하는 게 가장 큰 자랑거리. 이날은 회원들이 한복 단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강당에 모인 재학생 앞에서 아이돌 노래로 멋진 하모니를 선보인다. 최자희 단원의 우아한 춤도 일품이다. 합창이 끝나면 재학생들의 박수갈채에 앙코르 요청까지 받을 정도다. 합창단은 2001년 출범 이래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교음악제에 출연했다.

합창단은 또 격년마다 열리는 총동창회 총회에도 출연한다. 전국에서 수많은 동문들이 모이는 총회에는 동아리 발표, 개인 특기자랑, 악기연주 등 다채로운데 합창단 공연이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에 총동창회 주최 국채보상공원 '대구여고 옛터 표지석 제막식'에도 출연했어요. 고운 합창 선율이 공원에 울려 퍼지자 동문들 모두 학창시절의 향수에 젖어드는 듯했어요."

이 밖에도 합창단은 지역사회에도 찬조 출연을 하고 있다. 대구시복지회 경로잔치 위문 공연, 대구경북 민속문화 보존협회 행사 공연, 대구경북체신청 편지쓰기 시상식 초청 공연 등 수없이 참여했다. 합창단은 앞으로도 복지시설 초청 공연에 많이 찬조 출연할 예정이다.

합창단은 매년 봄, 가을에 회원 친목을 위한 1박 2일로 단합대회를 갖고 있다. 이달 3, 4일에 가창에서 단원 모두 참석해 단합대회를 열었다. 단원들은 노래와 윷놀이, 산책 등으로 살가운 우의를 다졌으며 단합대회 장소는 해마다 남 단장이 자신의 펜션을 제공하고 있다. 합창단은 2010년 단합대회에서 남 단장의 칠순잔치도 베풀어주었다.

합창단은 각종 대회에 참가해 수상도 했다. 2010년 대구시 주관 컬러풀축제 공연에서 편곡 메들리 '유란 우리들의 노래'로 금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 2011년에는 '일하는 여성연합' 공연에 참가해 아리랑 모음곡으로 동상을 받았다.

남명희 단장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구여고 총동창회장을 지냈다. 남 단장은 당시 총동창회보를 처음 발간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대구여고 50년사'를 제작하기도 했다.

남명희 단장은 "합창단 회원 대다수가 동창회 임원으로 활동해 동창회 활성화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며 "합창단은 내년 개교기념일에는 공연장을 빌려 첫 합창발표회를 열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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