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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려고 산 오리알서 새끼 오리 '삐익∼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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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사서 5개 삶아 먹고 10개 공장 구석에 놔둬, 한 달 뒤 6마리

김석환 씨가 갓 태어난 오리 새끼 한 마리를 손에 올려놓고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김석환 씨가 갓 태어난 오리 새끼 한 마리를 손에 올려놓고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열 개의 알에서 태어난 여섯 마리의 오리들. 나머지 네 개에서도 부화가 진행 중이다. 김항섭기자
열 개의 알에서 태어난 여섯 마리의 오리들. 나머지 네 개에서도 부화가 진행 중이다. 김항섭기자

19일 오전 대구 달서구 장동 한 전기부품 공장. 당직실 구석에서 '삐익~ 삐익~' 하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다가가자 새끼 오리가 힘겹게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갓 태어난 오리 새끼들은 서로 체온을 나누려는 듯 딱 붙은 채 떨어지지 않았고 '삐익~삐익~' 하고 울며 애타게 엄마 오리를 찾았다.

이곳 직원인 김석환(50) 씨는 지난달 중순 달서구 와룡시장에서 삶아 먹기 위해 오리알 15개를 샀다. 김 씨는 오리알을 구입하자마자 5개를 삶아 먹었고 나머지는 공장 당직실 구석에 놔뒀다.

그런데 오리알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지낸 지 한 달이 지나서 열 개의 오리알 가운데 여섯 개에서 오리가 부화한 것. 나머지 오리알도 부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 씨는 "아침에 출근해서 당직실로 갔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며 "한 달 전에 구입한 오리알에서 오리가 부화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 전병백(51) 씨는 "어미가 알을 품지도 않았는데 오리들이 부화한 것은 앞으로 공장이 잘될 징조인 것 같다"며 "오리 새끼 6마리 모두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오리가 부화하려면 통상 28일의 부화기간 동안 적정 온도와 습도 유지가 돼야 하고 알을 뒤집어 주는 전란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 온도와 습도는 우연찮게 부화조건과 맞아떨어질 수 있다지만 전란은 어미 오리가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오리알에서 오리가 부화할 확률은 매우 낮다"며 "하지만 유정란일 경우 30℃ 이상의 상온에서 보관하면 드물게 오리가 부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오리 아버지가 된 김 씨는 "오리 새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곳으로 분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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