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올통' 이라는 말에 굳어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토론회 열기

"'만사올통'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만사가 형통하다가 이젠 '올케'로 통한다는 말입니다."

24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첫 번째 TV토론회에서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가 박근혜 경선 후보를 겨냥해 이 같은 발언을 하자 순간 박 후보의 얼굴이 굳어졌다. 김 후보가 날린 '만사올통'은 박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박지만 씨 부인)를 지칭한 것이기 때문. 김 후보는 "36세 젊은 변호사가 26명을 거느린 대형 로펌을 운영하고, 비리로 영업 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법률 고문을 맡았다가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홍콩으로 출국했다"며 행적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박 후보는 "뭔가 잘못된 비리가 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됐을 것 아닌가. 그렇다고 검찰에 법적으로 무슨 잘못이 있는지 검사해달라고 할 수 없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싱거운 분위기가 될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불을 뿜었다. 임태희'김태호'안상수'김문수 등 비박 주자들은 '1대 4'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 후보를 향해 공세를 날렸다. 2시간 동안 박 후보의 역사관, 사당화 논란, 친인척 관리 등이 도마에 올랐고, 박 후보는 빠짐없이 해명하려 애썼다.

임 후보는 박 후보가 '5'16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발언한 걸 두고 "그런 역사 인식으로는 국민을 통합할 수 없다"며 "일본강점기시대에 근대화가 됐다고 한'일합병을 정당화할 수 없고, 12'12사태 후 경제가 발전했지만 12'12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몰아세웠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제 발언에 찬성하는 분이 50%를 넘었다"며 "역사 인식을 달리하면 통합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럼 이분들이 다 잘못됐다는 거냐"라고 반박했다.

경제민주화를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가 강조하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자칫 대기업 끌어내리기식 국정운영은 안 된다. 민주당의 아류로 계속 나가는 것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잘못 이해했다. 공정한 기업 활동과 일자리 창출은 적극 뒷받침해야 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불공정 거래나 대기업의 영향력 남용 등은 고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에 대해 김태호 후보는 "재벌 개혁이다. 탐욕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달아야 한다"고 했고, 안상수 후보는 "가계 부채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