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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퇴로 차단된 안철수 스타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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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 참여에 대한 결정을 미룬 채 기성 정치인에 대한 논평으로 다시 한 번 대선판에 참여했다. 지난 5월 말 부산대 강연에서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진보 정당이 북한에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는 발언으로 현실 정치에 개입한 이래 근 석 달 만이다.

안 교수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서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여 환담한 것과, 박 후보의 행보에 대해서 "국민 통합을 위해 필요하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한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해서 "이것이 국민이 원하는 정치이다. 두 분 다 쉽지 않지만 필요한 일을 했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대통합을 전제로 한 박근혜 후보의 광폭 행보에 대해서 민주당은 정치 쇼라고 깎아내리고, 지지자들은 "봉하마을 방문이 정치 쇼라면 그것은 백만 불짜리"라고 치켜세우는 마당에 유력한 두 대권 주자를 긍정 평가한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 갑갑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기성 정치 체제를 구체제로 규정해 온 것에 견주어 보면 다소 낯설다.

안 교수는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과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구조,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경제 시스템 등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 미래 가치를 갈구하는 민심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게 아니냐며 정치에 직접 뛰어들까, 직접 나서지 않고 기성 정치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까에 대한 '고민 모드'를 계속하고 있다.

대권 도전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라고 재촉해도 안철수 스타일로 소규모 집단과 각계 지도자들을 만날 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백낙청 함세웅 김상근 등 재야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가 "이제는 돌아설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며 대권 참여를 요구해도 '원로 말씀을 경청하겠다. 책임감 갖고 고민 중'이라는 보도 자료만 뿌린다.

사회구조적 모순들이 누적된데다 세계경제마저 나쁘고, 성장의 한계에 접어든 대한민국으로서는 제18대 대통령을 얼마나 제대로 뽑느냐에 미래가 걸려 있다. 안 교수가 고민할 시간은 아무리 늘려 잡아도 석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선거법상 제18대 대통령 후보 등록일이 11월 25~26일로 못 박혀 있으니 말이다. 퇴로마저 차단된 안 교수가 "정치 참여는 제 욕심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논리로 더 이상 여론 수렴을 앞세워 검증 시간을 뺏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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