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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휘의 교열 단상]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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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일과도 같다. 어떤 씨앗을 내가 심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뒤에도 쑥쑥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되기도 한다."(위지안의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중에서)

살아가면서 상대방에게 좋은 말을 해서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은 선(善)을 쌓는 것이다. 하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지."라는 속담과 같이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여러 번 되풀이하게 되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가끔씩은 말하기보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다 보면 버릇이 나빠질 수 있다." "기자들 코앞에서 시위를 함으로써 그들은 기자들의 취재 수고까지 덜어 주고 있다."

앞서의 문장에 나오는 '들어주다'와 '덜어 주다'에 대해 알아보자.

'들어주다'는 '듣다+주다'의 형태로 부탁이나 요구 따위를 받아들이다라는 뜻이다. '듣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들여 그렇게 하다, 어떤 것을 무엇으로 이해하다라는 뜻으로 '듣고-들어-들으면-들음-들은-듣니'의 형태로 활용한다. 따라서 '들어주다'는 "친구의 청을 들어주다." "내 소원의 반만이라도 들어주세요."로 쓰인다.

'덜어 주다'는 '덜다+주다'의 형태이다. '덜다'는 일정한 수량이나 정도에서 얼마를 떼어 줄이거나 적게 하다, 행위나 상태를 적게 하다라는 뜻으로 "어머니는 상자에서 사과 몇 개를 덜어 내고는 남은 사과를 모두 작은집에 보내셨다."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취직하여 한시름 덜었다."로 쓰인다. 따라서 '덜어 주다'는 "주민의 고통을 덜어 주고 도와줌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것입니다."로 활용한다.

'털다'와 '틀다'를 구별해 보자. '털다'는 달려 있는 것이나 붙어 있는 것 따위가 떨어지게 흔들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남김없이 내다라는 뜻으로 "노인은 곰방대를 털며 이야기를 시작했다."로 쓰인다.

'틀다'는 방향이 꼬이게 돌리다, 잘 되어 가던 일을 꼬이게 하다라는 의미로 "여자 쪽 부모가 일을 틀어서 결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비비 틀었다."로 활용한다. "진수가 갈 때 언제나 클래식을 틀어 주는 것은 현숙의 알뜰한 마음이었다." "나는 주머니와 염낭을 뒤져 동전까지 전부 털어 주었다."로 '틀다+주다' '털다+주다'의 쓰임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한두 명이라도 있다면 든든한 우군을 둔 것에 다름 아니다. 슬프거나 기쁠 때나 괴로울 때 허물없이 만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갑자기 만들 수는 없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라도 이번 한 주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뿌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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