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1일 발표한 일자리 창출 공약은 수사(修辭)만 화려하다.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적인 방안의 제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2조~3조 원 규모의 일자리 기금 설립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이미 제시한 것이다. 콘텐츠 부족과 정책 구상 능력의 빈곤이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다.
우선 5년간 공기업'대기업이 노동 시간을 단축해 일정 비율의 정년을 신규 채용하는 '5년 한시 청년고용 특별 조치'는 공기업과 대기업에 대해 고용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반시장적이다. 원칙적으로 시장경제 체제에서 고용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그뿐만 아니라 이 같은 규제적 접근은 기업이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렇게 늘린 일자리는 경영 압박이란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종국에는 대규모 해고로 결말지어질 수 있다.
특히 공기업에 5년간 청년 추가 채용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은 참으로 난센스다. 이는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 즉 준공무원이 더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런 일자리는 고용 지표를 보기 좋게 만들지 몰라도 '(세금을) 쓰는 사람'만 늘려 국민경제를 압박한다. 공공 부문을 늘려 일자리를 만든 그리스가 어떤 꼴이 됐는지 잘 보라. 그리스까지 갈 것도 없다. 고임금에 복지 과잉의 우리 공기업을 보면 국민경제에 기생하고 있다는 말이 딱 맞다.
일자리가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인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에 고용을 강제한다고 해서 일자리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잘되는 기업은 고용을 늘리지 말라고 해도 늘린다. 결국 관건은 알찬 기업, 좋은 기업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안 후보는 문제의 본질부터 제대로 파악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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